보아즈칼레 자체는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지가 있는 곳이라 박물관도 있어요.
대부분 히타이트와 관련하여 인근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유명하고 중요한 유물들은 다 앙카라에 있는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에 가 있어서 볼거리는 없어요.
박물관이라고 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작아서 10분이면 다 보는데다가, 유사한 혹은 보존상태가 더 좋은 유물들을 이미 앙카라에서 충분히 보고 왔거든요.
저는 경찰분들 덕분에 관광을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끝내고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박물관에 갔지만, 돈을 내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은 아니었어요.
박물관은 보아즈칼레 마을 입구에 있기 때문에 하투샤쉬냐 야즐르카야 유적과는 좀 떨어져있어요.
대신 숙박업소들과는 가까운 편이예요.
히타이트 스타일의 도자기들.
물이나 술을 담았는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요.
왕의 인장이 찍힌 점토판.
사슴 모양이 그려져있는 토기.
큰 뿔이 있는 사슴은 히타이트의 신화에서 대모신을 상징해요.
사자 석상의 머리.
많은 문명에서 그렇듯이 히타이트에서도 사자는 용맹과 전사의 상징이예요.
하투샤쉬 유적에서도 도시를 둘러싼 성문에 전사 모습을 새겨넣거나 사자상을 놓은 곳이 많아요.
아마 그 일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이건 무엇인지도 모르겠네요.
박물관은 거의 창고와 비슷한 수준이라서 유물이나 시대에 대한 안내판은 물론이고 팸플릿조차도 없어요.
히타이트의 유물들을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조금 입장료가 비싸더라도 앙카라에 있는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에 가세요.
굳이 보아즈칼레에 있는 박물관에 들리실 필요는 전혀 없어요.
보아즈칼레 근처에 있는 대표적인 히타이트 유적지 중에는 '알라자회육 Alaca höyük'이라는 곳도 있지만, 그 곳은 생략했어요.
그 유적지는 보아즈칼레 마을 근처에 있는 게 아니라, 순구를르에서 오는 길에 옆길로 빠져나가야 되는 곳이라서 꽤 거리가 멀거든요.
경찰 아저씨들의 도움으로 보아즈칼레 관광을 다 끝낸 터라 굳이 그곳을 보자고 하루를 더 있고 싶지는 않았어요.
마침 경찰 아저씨들도 퇴근시간이시라고 해서 퇴근길 자가용을 얻어타고 순구를르 시내까지 나왔습니다.
버스 회사에 들려 앙카라로 가는 버스표 사는 것도 도와주시고, 저를 관광시켜주신 경찰 아저씨 한 분이 자기 집이 근처인데 저녁 먹고 가라고 한사코 붙잡아서 그 집에 가서 가족들도 만나고 밥도 한 끼 얻어먹었어요.
그 분은 관광객들이 잘 안 오는 외딴 유적지에 현지어를 조금 하는 외국인이 온 게 신기하셨던 모양입니다.
식사에 차 까지 얻어마시고, 버스 시간이 되니 저를 오토가르(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신 후 여행다니다가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전화번호까지 주셨어요.
다시 연락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 분에게는 아직까지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현지인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잘못하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며 놀라더라고요.
아나톨리아 중부지역의 그런 시골마을에는 손님접대 전통이 아직 강하고, 순박한 원래 터키인들이 많이 살지만, 도시나 관광지, 특히 이스탄불 이었으면 100% 사고로 이어졌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매우 좋은 분을 만나서 좋게 끝났지만, 여행하시는 분들은 절대 저처럼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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