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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2018 부산 [完]

[부산] 08. 10/10 마지막날

by 히티틀러 2019.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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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늘이 여행 마지막날이다.

와서 태풍 맞고 정신줄 놓았던 기억이 아직 선명한데,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실감이 잘 안 간다.



마지막 날이지만, 영화 1편이라도 더 보겠다는 생각에 아침 10시 영화를 예매해두었다.

일찍 일어나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체크아웃을 한 뒤 게스트하우스에 캐리어를 맡기고 마지막 영화를 보러갔다.



마지막 영화 상영장소는 장산역 NC백화점 내에 있는 메가박스 장산점이다.

의도했던 건 아니었는데, 올해 고른 영화 중에는 유난히 여기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많았다.




마지막 영화는 '고요한 인내 Fortitude' 라는 우즈벡 영화다.

2018년에 제작된 영화지만, 배경은 1989년, 우즈베키스탄 서쪽 끝 카파칼팍이다.

아프간 전쟁 참전용사이자 체육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이둘라는 전쟁 때 죽은 자기 동료의 환영을 자주 본다.

그는 건강검진을 받던 중 암에 걸려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기 전, 전우의 미망인에게 못 전한 편지를 전하고, 학교의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고, 연을 끊은 아들을 찾아가고, 옛 동료를 찾아가서 숨겨두었던 진실을 밝히는 등 그동안 못한 일을 하나씩 해나간다.

우즈벡 영화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내다 온 이후 오랜만이라 반가웠고, 자막을 거의 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편했다.

나름 마무리 영화로 괜찮았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간 곳은 바로 해운대역으로 돌아왔다.

이유는 단 하나, 버거킹에 가기 위해서다.



여행 첫날인 10월 5일에 버거킹에서 앵그리 몬스터X 라는 신메뉴가 출시되었다. 

여행 기간 중에는 블로그에 예약포스팅을 전부 발행해놓고 왔기 때문에 미뤄뒀지만, 햄버거 블로거인 이상 돌아가서는 바로 신메뉴 포스팅을 올려야한다.

돌아가서 먹고 글을 써도 되겠지만, 집에서 버거킹을 가기에는 영 번거롭고 24시간 매장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부산에서 먹고 가기로 했다.

2년 전 부산에 왔을 때에도 맥도날드에서 '슈슈버거' 라는 신메뉴가 출시되었다.

그 때는 당일에 바로 먹은 후 게스트하우스 공용컴퓨터로 허겁지겁 포스팅을 해서 글을 올렸는데, 그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되었다.

이번에는 메인 노출은 안 되어씨만, 앵그리 몬스터X 이벤트 응모한 게 당첨되어서 5000원짜리 버거킹 상품권을 받았으니 그래도 조금의 위로는 된 셈이다.



버거를 다 먹고, 다시 해리단길을 찾았다.

해리단길에 오면 가고 싶었던 2개의 카페 중 '하라네코' 는 다녀왔고, 다른 하나인 브루커피에 가기 위해서였다. 



참고 : 해운대/해리단길 카페 - 하라네코 はらねこ



처음 왔을 때에는 오픈 시간을 거의 맞춰서 왔는데, 문은 열지 않은 거 같아서 발길을 돌렸어요.

그런데 내가 카페라고 생각하고 있던 1층은 전혀 상관이 없는 공방이었고, 가게 옆 조그만 샛길로 들어가야 브루커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브루라떼 아이스


주문한 메뉴는 이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이자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메뉴인 브루라떼 아이스.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비주얼이 매력적인 음료였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식용 숯가루를 넣어 검은색이 나는 차콜 아이스크림 Charcoal Ice Cream 이나 차콜 라떼 Charcoal Latte 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식용 숯가루를 사용할 수가 없어서 다른 재료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정확히 무슨 재료를 사용하는 지는 영업 비밀이라고 한다.

달짝지근하면서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많이 났다.

커피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따로 샷을 추가해 넣으시는 분도 많다고.



참고 : 해리단길/해운대역 카페 - 브루커피 Vrew Coffee



너무 시간 여유를 많이 뒀나보다.

시간이 좀 남아서 카페에 앉아 밀린 기록을 정리하며 노닥거렸다.




이번 영화제도 이렇게 끝났구나



돌아갈 때가 되면 늘 드는 생각이긴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더 휘뚜루마뚜루 지나간 거 같은 기분이었다.

작년을 제외하고 3번째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고 있는데, 해가 갈수록 처음 왔을 때만도 못한 거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축제의 가장 피크기간이라고 할 수도 있는 주말에 태풍이 온 영향도 있겠지만, 영화 '다이빙벨' 상영 문제로 부산시와 영화계가 갈등을 빚은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의 규모나 영향력이 확 줄어든 게 가장 큰 거 같다.

내가 느끼기에도 관람객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게 눈에 보일 정도이고, 영화도 예전만큼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영화들이 소개되는 거 같지도 않다.

부산시와 영화계가 갈등을 빚고 있는 사이에 도쿄국제영화제가 성장해서 그쪽에 참석하는 영화인도 많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GV도 예전처럼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 같지도 않다.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좀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기를, 그리고 태풍이 좀 피해가기를 바랐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맡겨둔 캐리어를 찾았다.

"잘 지내다 간다" 고 인사를 드린 뒤 해운대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노포역까지는 약 1시간거리, 수영역와 연산역에서 2번이나 환승해야한다.

부산역으로 갈 때는 걸리는 시간이 비슷해도 버스를 타고 바로 가니까 좀 덜 힘든데, 캐리어를 끌고 2번이나 갈아타고 가려니 영 귀찮고 지루했다.



해운대역에서 노포역까지는 약 1시간거리, 수영역와 연산역에서 2번이나 환승해야한다.

부산역으로 갈 때는 걸리는 시간이 비슷해도 버스를 타고 바로 가니까 좀 덜 힘든데, 캐리어를 끌고 2번이나 갈아타고 가려니 영 귀찮고 지루했다.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은 노포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다.




여기 참 우리동네 같네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은 고속도로 근처라서 그런지 정말 허허벌판에 아무 것도 없었다.

보이는 거라고는 산과 택시 뿐.

사진 찍어서 친구에게 보내주고 '여기 강원도야' 라고 해도 100% 믿을 거 같았다.

첫날 도착했을 때 이 근처에서 밥을 먹고 갈까 싶었지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게스트하우스의 카톡을 보고 참고 해운대로 넘어간 게 참 잘 한 일이었다.

여기에서 밥 먹을 곳이라고는 롯데리아 밖에 없는 거 같다.



오자마자 GS25에 들려 활명수를 2병 샀다.

아까 먹은 버거킹 앵그리몬스터X 가 양이 많다 싶었는데, 먹다가 얹혔나보다.

속이 막 불편한 건 아니었지만, 5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가다 멀미라도 나면 골치일 거 같아서 활명수를 바로 까서 마셨다.



오후 4시, 춘천 가는 시외버스가 도착했다.

승객은 단 4명 뿐.

기사님께 캐리어 넣게 짐칸 좀 열어달라고 하니 '손님 없으니 차 안에 편한데 두세요' 란다.

타자마자 버스는 바로 출발했다.

횡성과 홍천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버스인데, 다들 춘천에서 내리는 사람이라 다른 두 곳은 가볍게 패스해버렸다.



오후 9시, 춘천에 도착했다.

부산에서 며칠 있었다고 문이 열리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확 느껴졌다.

이렇게 5박 6일간 부산국제영화제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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