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 중의 하나로 '희생자 추모 공원'이 있습니다.
우즈벡어로는 'Shahidlar Xotirasi Yodgorlik Majmui' 라고 합니다.
현재는 아름다운 공원이지만, 소련 시절 이곳은 처형장소였습니다.
스탈린의 대숙청 시기에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민족주의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처형이 되었는데, 당시에 갈대밭이었던 이곳에서 총살시켜버렸습니다.
이 장소에서 처형된 대표적인 인물로는 '압둘라 코드리 Abdullah Qodiriy'를 들 수 있는데, 그는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현대 소설을 쓴 작가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이 독립하고 난 이후,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은 처형장이었던 이곳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장소로 만들라고 지시했고, 2000년 완공되어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파란 돔으로 기념물에는 석관이 하나 놓여져있습니다.
당시 처형당한 희생자들을 합동으로 추모하여 만든 묘입니다.
돔에는 영어와 우즈벡어로 "조국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의 정신은 영원히 살 것이다!" 라고 쓰여있습니다.
공원에 있는 한 채의 건물은 박물관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 있었던 칸국들이 무너져가던 시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외부 세력, 특히 소련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들과 그 역사에 관해 전시되어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의 근현대사를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타슈켄트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잘 꾸며진 박물관이 아닐까 합니다.
입장료도 저렴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제목만 영어로 병기가 되어 있고, 그 외의 안내문이 전부 우즈벡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즈벡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사진을 훑어보는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가족, 친구, 커플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기도 합니다.
운하도 흐르고, 산책하기 좋아서 특히 커플들이 많이 옵니다.
다리 밑 같이 으슥한 곳에서 소리가 들리면 99% 몰래 애정행각을 하고 있는 커플이 있습니다.
웨딩촬영을 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웨딩촬영 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의 뮤직비디오에도 자주 등장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근현대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던가 텔레미노라(Tashkent TV tower)를 관광하러 오시는 분들은 한 번 들려볼 만한 곳입니다.
텔레미노라가 바로 길 건너편에 있기 때문에 같이 묶어서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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