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2019 말레이시아[完]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11. 1/19 페낭 켁록시 사원 (2)

by 히티틀러 2019. 5. 27.
728x90
반응형


파고다로 가는 길.

영어 배우러 가는 거 아닙니다.

파고다 Pagoda 는 포르투갈어로 '탑' 이라는 의미인 pagode 에서 온 단어로, 불탑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3층 석탑, 5층 석탑 정도가 아니라 탑 모양을 한 건물에 가깝다.

켁록시 사원은 무료 입장인데, 치사하게 여기는 파고다 입장료 2링깃을 따로 받았다.



비로자나불 Vairocana Buddha 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아축불 Aksobhya Buddha, 왼쪽에는 아미타불 Amitabha Buddha 가 모셔져있다.

새로 지은 파고다인지 번쩍번쩍하다.

부처님과 주변이 황금색으로 치장되어 있고, 바닥도 대리석이다.



천장도 단청처럼 꾸며놓았고, 샹들리에도 왠지 모르게 등 모양처럼 보인다.

유료 입장이다보니 사람이 거의 없어서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시원한 대리석 바닥에 잠시 앉아서 다리쉼을 했다.


건물 뒤쪽으로 가면 켁록시 사원의 대표적인 파고다가 나온다.

1만 부처라는 의미의 반 포 타르 Ban Po Thar 파고다라고 한다.

1930년대에 지어진 불탑으로, 높이는 30m 에 7층 규모이다.



멀리서 본 파고다의 모습이다.

이 파고다의 건축적인 특징은 3개국의 스타일이 혼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맨 아래쪽은 중국 스타일로, 중간은 태국 스타일, 맨 꼭대기의 첨탑은 미얀마 스타일이라고 한다.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화교 재력가들의 지원으로 사원 건설을 했지만, 태국 및 미얀마 쪽에서 재정적 및 기술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이런 독특한 스타일의 파고다가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파고다에 올라가볼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올라가는 곳이 없었다.

그냥 탑 근처에 불상이나 종 같은 게 있는 게 고작이었다.

혼자 사진이나 찍으며 돌아다니고 있는 찰나에 잠시 소란해졌더니 한국어가 들려왔다.

엄마 두 분이 자녀분 둘씩을 데리고 같이 배낭여행을 온 거 같았다.

아이들은 덥고 지루하다면서 투덜거렸고, 자기들끼리 놀기 바빴다.

그래.. 니들이 뭔 재미가 있겠니.

나도 어릴 때 어디 가자, 사진 찍게 저기 서봐라 얘기 들으면 짜증났는데.

왠지 나처럼 뭐 대단할 거 있을 줄 알고 입장료 내고 들어왔는데, 별 거 없는 데에 실망했는지 금방 사라졌다.



조롱박 열렸다.




아저씨, 위험해요!



가지치기 하는 거 같은데, 안전장비 하나 없이 서있다.

안전불감증은 전세계 어디나 동일한건가.



다시 발길을 돌렸다.

2링깃(약 570원)이 큰 돈은 아니지만, 딱히 볼거리가 없어서 굳이 돈내면서까지 볼 필요는 없는 곳이었다.



이제 푸니쿨라를 타러간다.



켁록시 사원의 대표 관음상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푸니쿨라를 타야한다.

푸니쿨라 요금은 편도 3링깃, 왕복 6링깃.

이용시간은 매일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이다.

관음상을 보려면 이 푸니쿨라를 이용하는 거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푸니쿨라는 느릿느릿하게 올라갔다.

정상까지 4-5분 남짓 걸렸다.




켁록시 사원의 관음상은 청동으로 만든 것으로, 높이는 30.2m (99피트) 로 전세계에서 가장 큰 관음상이라고 한다.

원래 이 자리에는 하얀 석고로 만든 관음상이 있었으나 화재로 불타고, 2002년에 현재의 관음상을 만들어 일반에 공개했다고 한다.

주변의 파빌리온은 높이가 약 61m (200피트)인데, 2009년에 추가되었다고 한다.

청동은 잘 부식되는 소재이니 비나 태양, 새똥 등을 피하면서 좀 더 웅장하게 보이려는 목적으로 파빌리온을 만든 거 같았다.

하지만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입장에서는 철창에 가둬둔 거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관음보살 아래에는 코끼리와 사자가 지키고 있는데, 무섭게 생겼다.

이상한 짓 했다가는 갑자기 눈에 뻘건 불빛을 희번득거리며 코로 패대기칠 거 같다.



고도가 높아 시야가 확 트인다.

페낭 시내 뿐만 아니라 저 멀리 바다까지 보인다.

관세음보살은 자비의 여신 Goddess of Mercy 라는데, 저 멀리멀리까지 사람들을 굽어살펴준다는 거겠지.

지도 상으로 봤을 때에는 거리가 꽤 멀어보여서 포트 콘월리스 등대에서 이쪽까지 교신을 했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는데, 막상 이렇게 와보니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아보였다.

옛말에 밤에는 담뱃불이 십 리까지 보인다고 하던데, 전기가 없던 시절 등대에서 불을 켜서 모르스부호로 보낸다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거 같았다.

야경 보면 멋있을 거 같은데, 푸니쿨라가 늦은 시간까지 운행하지 않는 게 아쉬웠다.




아, 깜짝이야!



푸니쿨라 타고 올라왔던 곳인데, 그냥 앞만 보고 걸어왔더니 저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왜 그렇게 무섭게 쳐다보고 있어요, 귀신인 줄 알았네.



안쪽에서 절당이 하나 더 있었다.



준제왕보살 準提王菩薩 이라고 쓰여있다.

준제보살은 관세음보살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관세음보살은 여러 모습으로 자신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보통은 성관음, 천수관음, 마두관음, 신일면관음, 준제관은, 여의륜관음 6관음을 이야기한다.

이 중 준제관음은 인간의 고통을 구제하는 관음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지만 일본이나 중국 쪽에는 많이 모셔져있다고 한다.



밖으로 나오니 작은 연못과 정자가 있다.



연못에는 비단잉어가 가득하다.



닥스훈드 벤치 의자.




여기에서는 개도, 원숭이도 일해야한다.



푸니쿨라를 타고 다시 내려왔다.

거대한 관음상이 있다는 걸 제외하고는 그닥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었다.



동선상 아까 못 보고 지나친 건물을 보러갔다.




추억의 중국드라마 황제의 딸 같은 중국풍 건물에 벽에는 부처님들이 일렬횡대로 다닥다다가 붙어있었다.



건물은 2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2층에도 부처님이 세 분 모셔져 있었다.



1층은 기념품 및 불교용품을 판매하는 상점이었다.

여기도 가운데 불상이 모셔져있는데, 불상 얼굴이 저렇게 흑빛인 건 처음 보았다.

경을 계속 틀어놓아서 경건한 분위기가 좋았다.



내려오는 길에는 쭉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있다.

염주라도 괜찮은 거 있으면 하나 사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팔 법한 것 뿐이라 살만한 게 없었다.

사진 엽서 몇 장과 아까 본 관음상 작은 모형을 하나 구입했다.




뜨겁고 매운 스틱?



Hot&Spicy Potato Stick 을 그냥 구글 번역기 돌린 거 같은데, 한국어로 보니까 웃기다.



다리도 아프고, 땀도 비적비적 났다.

볼 때마다 삼 배를 했더니, 세보진 않았지만 어림잡아서 108배는 한 거 같다.

여기가 극락인가, 저기가 극락인가.

극락이 과연 있기나 할까.

힘들었지만, 그래도 볼만한 사원이었다.



내려오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은 리프트가 있다는 것.

모르고 두 발로 걸어갔다면 도가니가 항의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재 공사 중이었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켁록시 사원을 또 오게 된다면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겠지.

그런데 극락가는 길에도 패스트트랙이 있으려나.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를 눌러주세요 ^_^)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