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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춘천 맛집-카페-볼거리

춘천 운교동 / 팔호광장 레트로 카페 - 광장상회

by 히티틀러 2020.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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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무에 외출을 극도로 자제한지 1달이 넘어가니 너무 답답해졌어요.

나름 집순이라면 집순이 스타일인데도 자발적과 타발적의 차이는 크더라고요.

기분 전환도 할 겸 오랜만에 카페를 잠깐 다녀오기로 했어요.



제가 다녀온 카페는 '광장상회' 라는 카페예요.

최근 트렌드 중 하나는 레트로 Retro 인데, 광장상회는 춘천에서 그 레트로 감성을 잘살린 카페로도 유명해요.

지역방송이나 잡지 같은 데에 소개된 적도 있고요.

레트로의 메카인 을지로가 그렇듯이, 광장상회도 오래된 건물의 골조는 놔두고 내부만 살짝 리모델링 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위치는 팔호광장에서 구)춘여고 가는 길로 올라가다가 벨몽드 주차장 올라가는 입구 바로 맞은 편이에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이고,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답답해서 카페를 가긴 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는 요즘에 마냥 좋다고 돌아다닐 수는 없어요.

되도록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카페까지 편도 2km 정도의 거리를 대중교통 이동없이 걸어갔고, 비교적 사람이 적을 시간인 점심시간 대를 맞춰서 방문했어요.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워낙 인기가 많은 카페라서 그런지 아예 손님이 없진 않았어요.



광장상회 메뉴.

이 카페는 특이하게 메뉴마다 사진을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찍어서 붙여놓았어요.

약간 색이 바랜 듯한 게 아날로그 느낌이 나요.

음료는 커피와 에이드, 차 종류가 있고, 글라스 와인도 판매해요.

가격은 5~6천원 사이입니다.

디저트는 케이크 몇 종류가 있어요.



글라스 와인도 판매해서 그런지 바 테이블도 있어요.

맨 위 칸에는 이문세와 임재범, 공일오비의 LP 가 놓여져있어요.

여기에서는 음악도 컴퓨터가 아니라 턴테이블에 LP로 나오더라구요.




벽이나 천장은 시멘트를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소품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스타일은 요즘 인기있는 인스타 카페와 비슷했어요.

다만 광장상회에서는 원래 이 집에 있던 파란색 타일을 떼지 않고 그대로 붙여놓았어요.

원래 있다는 걸 어떻게 아냐면 제 친가가 바로 근처라서 어릴 때부터 자주 지나다녔던 곳이거든요.

동네 자체가 오래된 주택가이고, 1960~1970년대 지어진 집들이 아직까지 그대로 있어요.

시간이 지나도 동네 풍경은 제가 어릴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문은 열고 들어가면 또 다른 공간이 나와요.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요.

지금은 막혀져 있어서 올라가지 않았는데, 날씨가 풀리고 여름 되면 루프탑처럼 오픈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른쪽은 별채입니다.

예전에는 아마 가정집의 생활공간이었던 곳 같아요.



문도 삐걱거리는 나무문에 손잡이도 옛날 거를 그대로 쓰고 있어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델몬트 주스병과 앤티크 유리잔이에요.

델몬트 주스병은 거의 모든 가정집에서 보리차나 결명자차를 담아서 물병 대용으로 썼어요.

오죽하면 델몬트 사에서 재활용해서 사용할 걸 예상해서 비싼 돈을 들여 유리병을 사용했는데, 다들 물병으로 쓰고 수거되지 않아서 포기했다는 루머도 있었어요.

빈티지 잔은 레트로가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귀하신 몸이 되었어요. 

꽤 비싼 가격으로 중고거래도 되고, 아예 옛날 디자인의  잔을 생산하기도 하니까요.





별채에는 꽤 자리가 많고, 공간이 분리되어 조용했어요.

좌석은 테이블도 있고, 소파도 있고, 좌식도 있어요.

빈 방에 평상을 놓고, 그 위에 개다리 소반과 방석을 깔아놓으니 옛날 집의 마루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참 묘했어요.

공간도 넓어서 단체가 와도 좋을 거 같아요.



카페 곳곳을 구석구석 구경하다보니 제가 주문한 메뉴가 나왔어요.

저는 인절미 크림비엔나와 딸기 생크림 카스테라를 주문했어요.



딸기 생크림 카스테라


딸기 생크림 카스테라의 가격은 6,000원입니다.

크림이 들어가있는 딸기맛  롤케익 같은 데 위에 크림을 뿌리고, 딸기를 얹어서 데코레이션 했어요.

오픈 주방에 마땅히 빵을 굽거나 데울 거 같은 시설도 안 보이고, 진열대도 없는 걸로 봐서 카스테라 빵 자체는 시판 제품을 사오는 거 같아요.

빵 아래에 종이도 들러붙어있고요.

맛은 그냥저냥이었어요.

딸기 생크림이라고 하기에는 딸기맛이 잘 안 나요.

무엇보다 썰어먹을만한 칼을 주지 않아서 포크로만 먹어야하는 게 좀 불편했어요.

저는 혼자 먹으니까 포크로 뭉개든, 쥐처럼 파먹든 상관이 없지만, 여러 명이서 하나를 나눠먹는다면 정말 불편했을 거예요.



인절미 크림 비엔나


마실 거리로는 베스트 메뉴라는 인절미 크림 비엔나를 골랐습니다.

가격은 따뜻한 음료 5,500원, 아이스 6,000원입니다.

원래는 커피잔 위에 인절미 떡 3조각이 꽂혀진 꼬치가 얌전하게 올려져있었지만, 컵을 건드리는 바람에 빠져버렸어요.



이름이 인절미 크림 비엔나인 이유는 인절미 꼬치가 음료 위에 올려져있기 때문이에요.
신선함을  위애 인절미떡은 매일 정해진 수량만 판매하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오면 없을 수도 있다고 해요.
따뜻한 음료를 주문하고 마시기 위해서 찻잔에 입술을 가져다댔는데, 차가웠어요.
설마 잘못 나온건가? 싶었는데, 아인슈페너 스타일이라 커피는 뜨겁고, 위에 올려진 크림은 차가워요.
하지만 맛은 솔직히 그냥 그랬어요.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맛이 좋은 것도 아니예요.
크림에도 좀 더 콩가루의 고소함이 있었으면 싶었는데, 커피 자체는 아인슈페너와 큰 차이가 없었어요.
인절미 떡은 굳지 않고 쫀득하니 맛있었지만요.





워낙 유명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가본 카페였는데, 장단점이 명확한 곳이었어요.
카페가 정말 독특하고 예뻐요.
원래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것도 있지만, LP라던가 평상 등을 두어서 레트로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나요.
특히 평상  2개 위에 개다리 소반을 얹어서 마루처럼 꾸며놓은 건 좀 놀랐어요.
그 외에도 포토 스팟이 많아서 소위 말하는 '인스타용 사진'을 남기기에 좋아요.
하지만 그에 비해 음료나 디저트는 그닥 맛있지는 않았어요.
친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춘천의 독특한 카페' 로 소개할만한 곳이긴 하지만, 한 번 다녀온 제 입장에서는 굳이 다시 찾게 되시지는 않을, 딱 그런 곳이었어요.
그래도 덕분에 바람도 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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