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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2 타지키스탄 [完]

[타지키스탄] 21. 5/17 후잔드 (3)

by 히티틀러 2013.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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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니 1세의 동상.

저질 체력이라서 그런지 별로 멀게 느껴지지도 않았는데, 걸어오는 게 힘들게 느껴졌어요.

일단 저와 B씨는 근처 벤치에 앉았지만, 그늘 한 점 없이 트인 곳이라서 강한 햇살을 그대로 맞아야했어요.

게다가 갈수록 구름이 끼는 게 소나기가 내릴 것 같기도 했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어요.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소모니 1세 동상 근처를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길 건너에 있는 테니스 센터.

단지 테니스 코트 뿐만 아니라 제반 시설이 전부 있는 꽤 규모있는 스포츠 센터 같았어요.



소모니 동상 근처는 타지키스탄과 관련된 모자이크들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어요.






재미있는 것은 모자이크에 나와있는 유적들의 상당수는 타지키스탄이 아니라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유적들이라는 점이었어요.

후잔드에 우즈벡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타직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특히, 사마르칸트와 부하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타직인이예요.

역사적으로 우즈벡 사람들과 타직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섞여 살았고,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는 타직 사람들이 많이 살던 지역이라고 해요.

그런데 소련 시절, 민족 구성을 고려하지 않고 국경선을 정해버렸고, 그 국경이 현재까지 이어져내려오고 있어요.

이런 이유로 타지키스탄 여행을 하면서 "사마르칸트와 부하라에 있는 건 다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거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후에 사마르칸트와 부하라 지역을 여행하면서 타직어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이 만났고요.



동상 앞부터 시작해서 계단식으로 물이 흐를 수 있게 만들어 놓았어요.

고인 물 치고는 깨끗한 편이었어요.








구경을 마치고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A씨가 돌아왔어요.

A씨도 근처를 둘러본 후, 다시 시르다리오 강을 건너왔어요.


"밥 먹으러 가자."


후잔드 성 근처에 론니플래닛에 나온 Cafe Ravshan 이라는 식당에 들어갔어요.

메뉴를 정독했지만 전부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서 어떤 음식인지 감이 오지 않았어요.

여종업원이 우리 주문을 받으러 왔어요.


"저게 뭐예요?"


우리는 옆 테이블에서 아주머니가 먹고 있는 샤슬릭을 가리켰어요.


"쿠리챠(닭고기)"

"그걸로 3개 주세요."


여행을 다니며 알게 된 사실 중에 하나는 "어느 나라든 제일 만만한 건 닭고기"라는 것.

종업원은 20분 정도 기다려야한다고 했고, 우리는 시킨 음료 마시고 빵을 먹으면서 기다렸어요.




샤슬릭은 정말 큼직해서 하나만 먹어도 배가 찰 정도였어요.

뼈가 있기는 했지만, 잘 구워서 정말 맛있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난 후, 맞은 편에 있는 우체국에 갔어요.

A씨가 우표를 수집하고, 저는 사진엽서를 모으거든요.

후잔드 우체국에서는 두샨베보다도 훨씬 많은 종류의 우표를 하나하나 꺼내서 보여주셨어요.

저도 사진 엽서를 물어봤지만, 꽃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는 뿐이었어요.









"시르다리오강 건너편 공원에 가보자."


A씨가 말했어요.



소련 시절에 지어진 느낌이 물씬 나는 이런 기념물을 지나서..



공원에 도착했어요.

날이 더워서 그런지 다니는 사람들은 없었고,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전부였어요.



동상의 주인공은 타지키스탄의 위대한 문학가인 루다키였어요.



근처에 있는 건물은 관공서나 대학교 비슷한 건물인 거 같아요.



중앙아시아답게 어디에나 걸려있는 대통령의 사진.









공원까지 보고 난 후 우리는 다시 레닌거리를 따라 돌아왔어요.

저는 더운 날씨 때문에 더위를 먹으려는 것 같은 기분이었고, B씨도 이미 매우 지쳐보이는 듯 했어요.

저와 B씨는 앞장 섰고, A씨는 뒤를 따라왔어요.

걷다 보니 어느새 호텔.


A씨는 침대에 드러누웠고, 저와 B씨도 가볍게 샤워를 한 후 침대에 누웠어요.

피곤이 몰려와서 금방 잠이 들었어요.

몇 시간 뒤 깨어보니 A씨는 아직도 자고 있었고, B씨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어요.

B씨에게 이야기 한 후 호텔 근처 슈퍼에 가서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 샴푸와 치약, 비누를 샀어요.

타지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보다 이런 세면 용품이 저렴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니베아나 헤드 앤 숄더 같은 브랜드는 워낙 비싸서 사지 못하고 비교적 저렴한 러시아제 브랜드를 많이 썼어요.

그런데 타지키스탄에서는 러시아제 브랜드를 살 돈이면 다국적 브랜드 상품을 살 수 있었거든요.

왜 우즈베키스탄에서 유독 비싼지 아직까지도 알 수가 없어요. 

우리끼리는 이에 대해 자국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관세를 많이 붙여서 그렇다, 물건을 공식 환율로 구입한 뒤 암시장 환율로 계산해서 팔아버린다 등등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단지 추측일 뿐이니까요.

숙소로 돌아와서 사온 간식거리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했어요.

A씨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여전히 잠들어 있었어요.

저도 여행 일정을 적고, 사진 정리도 하다가 9시쯤에 잠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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