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는 '라모스버거 Ramos Burger' 라는 제법 유명한 수제버거집이 있어요.
저는 수제버거집을 갈 때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는 곳' 만 골라가는 편인데, 여기는 제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어서 여태까지 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여기를 아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구요.
춘천 자체는 작은 도시지만, 대학교나 군 관련 등으로 와본 사람들이 은근히 있어서요.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햄버거 블로거인데' 한 번은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모스버거는 삼천동 공지천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요.
춘천에 있는 거의 유일한 수제버거 전문점이기도 하고, 인근에 공지천과 KT&G 상상마당, 춘천MBC 등이 있어서 한꺼번에 묶어가기 좋아요.
남춘천역 / 시외버스터미널과 춘천역의 중간쯤 되는 거리로, 걸어가면 30-40분 정도 걸리고 택시 타면 4천원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영업시간은 일~목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금토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입니다.
라스트 오더는 1시간 전까지이며, 브레이크 타임은 없어요.
라모스버거 매장.
바닥은 타일로 되어있고, 좌석은 널찍하게 배치되어있어요.
좌석마다 테이블 번호판이 있는데, 이 번호를 잘 확인해둬야해요.
주문을 키오스크에서 셀프로 하는데, 이 때 좌석 번호를 입력해야하거든요.
라모스버거 메뉴.
버거 종류는 뉴욕 치즈의 여신, 나고야버거, 줄리엣버거, 라모스버거, 아보카도 버거, 소양강버거, 이렇게 6가지가 있어요.
메뉴판에는 나와있지 않은데, 소양강버거는 최근 나온 신메뉴라고 합니다.
가격은 싱글패티 기준 1만원 내외이고, 더블패티는 3천원이 추가됩니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주문은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셀프로 해야합니다.
먹고 갈 경우 테이블 번호를 먼저 입력하고 주문을 해야합니다.
버거를 단품으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버거 + 프렌치프라이/어니언링 + 탄산음료로 구성된 세트는 종류 상관없이 16,900원입니다.
컨디먼트를 추가하거나 사이드를 추가하거나 음료를 변경하거나 하면 가격이 추가됩니다.
수제맥주는 가평에 위치한 카브루 브루어리 Kabrew brewery 의 맥주를 사용하고 있어요.
카브루 브루어리 맥주는 구미호 피치에일이나 경복궁, 남산에일, 홉단두 I.P.A 등이 캔맥주로 대형마트 등에서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어요.
탄산음료의 경우 플라스틱 컵만 제공하는데, 음료 디스펜서에서 직접 가져다마시면 됩니다.
음료는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마운틴듀가 있습니다.
케첩과 마요네즈, 피클은 셀프로 가져갑니다.
기다리는 동안에 먹으라고 팝콘도 있는데, 전 먹지는 않았어요.
기다리는동안 테이블 위에 무슨 책자가 있길래 읽어보았어요.
라모스버거의 역사와 메뉴에 대한 설명집 같은 책이었어요.
이 집은 50년이 넘은 수제버거집이라고 홍보하길래 '무슨 말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할아버지 대에 춘천에 있는 미군 캠프페이지에서 일하면서 햄버거를 판매하는 식당을 오픈해서 운영했다는 이야기였어요.
우리나라에 햄버거 라는 음식이 소개된 계기가 미군부대에서였기 때문에 평택이나 의정부, 동두천 같이 큰 미군부대가 있던 지역에는 햄버거나 부대찌개 같이 미국 스타일 음식 혹은 미군의 식재료를 이용한 부대찌개 같은 음식을 만들어파는 음식점들이 으레 있기 마련이에요.
춘천은 그런 곳이 없어요.
기껏해야 '진아하우스' 정도가 고작이에요.
한때는 비행장까지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미군부대가 주둔했음에도 햄버거집이라던가 부대찌개집이 없다는 사실은 좀 의아했어요.
한국인들은 거의 이용하지 않더라도 외출, 외박을 나오는 미군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식당은 한두 군데 있기 마련이거든요.
여기 글을 보면서 예전에 공지천 인근에 그런 식당이 있었다 사라졌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라모스버거에서 재미있는 점 중 한가지는 로봇으로 서빙을 한다는 사실이에요.
주방 쪽에서 테이블 번호를 번호를 입력하면 그 자리까지 로봇이 가져다줘요.
요즘 노브랜드버거 역삼점에서도 사람 대신 로봇으로 서빙한다고 들었어요.
로봇이 발발거리고 오는 거 보면 성인도 신기한데, 특히 어린이들이 보면 더 좋아할 거 같아요.
음식을 전달받으면 터치스크린에서 '완료' 를 눌러줘야합니다.
프렌치 프라이
프렌치 프라이 단품 가격은 스몰 200g 3,900원, 미디움 400g 6,900원입니다.
세트의 경우는 스몰사이즈가 제공되요.
감자튀김은 버거킹 스타일로 굵게 썰은 레귤러컷이었고, 겉에는 감자껍질이 있어요.
시판 냉동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갓 튀겨져 나와서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습니다.
평소에 케첩은 안 찍어먹는데, 마요네즈가 같이 있으면 케첩과 섞어서 케요네즈로 만들어먹는 걸 좋아해요.
나고야버거
제가 주문한 메뉴는 나고야버거예요.
라모스버거에서 BEST 2로, 단품 가격은 10,900원입니다.
이름이 나고야버거인 이유는 사장님이 나고야에 있는 '더코너 햄버거 앤 살룬 The Corner Hamburger & Saloon' 에서 일하면서 배운 레시피로 만들어서 그렇다고 해요.
레시피에서 저작권이 있다는데 걸리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지만, 아직까지 장사 잘 하고 계신 거 보면 별일 없으신 거겠죠.
나고야버거는 번에 패티, 써니사이드 에그, 스모크드 고다 치즈, 통베이컨, 피클, 토마토, 양상추, 마요네즈, BBQ소스로 구성되어 있어요.
번은 곡물 알갱이가 씹히는 게 통곡물빵인 거 같았고, 계란은 써니사이드 에그라고는 하지만 계란 노른자가 흐르지 않는, 반숙과 완숙의 중간 정도되었어요.
크기는 지름 8cm, 높이 10cm 입니다.
번 자체는 버거킹의 와퍼주니어와 비슷한 사이즈지만, 두께는 몬스터X 라는 의미예요.
실제로 한 입에 쥐기도, 베어먹기도 어려웠어요.
나이프로 썰어서 포크로 한꺼번에 찍어먹으려고 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구요.
수제버거 드시는 분들은 저만 칠렐레 팔렐레 흘리고 먹는 건지, 아니면 다들 그런건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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