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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2020 일상 생활기

서초구 서초동 서래마을 몽마르뜨 공원과 유기 토끼

by 히티틀러 2020.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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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가고 싶었던 몽마르뜨 공원에 다녀왔어요.

몽마르뜨 공원은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근린공원이에요.

대법원와 대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이 모여있는 법조타운과 프랑스마을로 알려져있는 서래마을 근처에 위치해있어요.

이런 땅값 비싼 곳이 왜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고 공원이 있을까, 싶은데, 원래 여기는 국군정보사령부, 즉 정보사 부지였던 곳이라고 해요.

이후 부지를 민간에 개방하면서 서리풀공원과 몽마르뜨 공원을 조성했다고 해요.

이름이 몽마르뜨 공원으로 지은 이유는 프랑스인들이 인근에 많이 살고 있어서 파리의 유명한 몽마르뜨 언덕에서 지명을 따왔다고 하네요.

2호선 서초역 5번 출구에서 입구까지 걸어서 10분 정도인데, 언덕길이라서 조금 힘들 수가 있어요.





공원은 넓고, 잘 정비되어 있었어요.

데이트하러 온 커플과 자녀를 데리고 나들이 혹은 산책은 나온 가족도 많지만, 특히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어요.

최소 1/3은 반려견 산책시키러 나온 사람들인 거 같아요.

반려견을 키워본 적은 없지만, 조용하고, 공간도 넓고, 잔디밭과 흙길도 있어서 산책시키기에 정말 좋아보였어요.





올해는 이상하리만치 장마가 길었던 만큼 가을도 긴 느낌이에요.

입동이 지난 지 꽤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단풍이 남아있었어요.

봄과 가을은 너무 짧아서 앗차하는 순간에 사라져버려요,

그래서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서 벚꽃놀이와 단풍놀이를 그렇게 열심히들 가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가을 느낌을 즐길 수 있었어요.



이건 누에다리라고 해요.

잠실도 아니고 누에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몽마르뜨 공원과 서리풀 공원의 대표적인 상징물 중 하나인 거 같아요.

조명 시설을 해놓아서 밤에는 색색의 조명이 예쁘게 켜진다고 해요.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잇는 유해조수, 비둘기도 있어요,

고인 물에 목욕을 하는 건 그러려니 했는데, 음수대 수도꼭지에 부리를 박고 물을 먹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공용으로 물 떠먹는 약수터나 음수대를 막아놨지만, 저는 음수대 같은 데가 보이면 종종 물을 떠마시곤 했거든요.

앞으로 이용 못 할 거 같아요.




토끼다!!



몽마르뜨 공원은 사실 토끼로 유명해요.

나혼자 산다에서도 엑소 EXO 카이 씨가 토까를 보러 간 곳도 여기라고 알고 있어요.



원래부터 여기에 토끼를 키우는 건 아니고, 유기토끼들이에요.

2010년대 초반 무렵에 누군가가 여기에 토끼 두 마리를 유기했다고 해요.

토끼는 다산의 상징일만큼 번식력이 왕성한 동물이고, 그 이후 개체수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대요.

그나마 토끼를 아끼는 자원봉사자들이 토끼들을 입양도 시키고 사비로 중성화수술을 시켜가면서 개체수를 조절하려고 한다고 해요.

하지만 그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고, 토끼가 많다는 소문을 듣고 여기 와서 유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토끼는 예민하고 겁이 많은 동물인데,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미동이 없어요.



아예 사람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도 해요.

해꼬지를 한다거나 억지로 만지려고 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리낌이 없는 거 같아요.

공원이라 사람이 많이 다니기도 하고,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먹을거리도 챙겨주고 해서 그런가봐요.



코도 벌름거리고, 다리도 쭉쭉 기지개 펴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귀여워요.

괜히 힐링되면서 옆에 돗자리 펴고 앉아계신 분이 좀 부럽더라구요.

오는 길에 청경채라도 사올걸.. 하는 아쉬움도 살짝 있었어요.



다른 데 돌아다니다가 다시 그 자리로 왔더니 토끼가 관목 줄기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었어요.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이 있었는데, 아이가 토끼를 만지려고 자꾸 쫓아다니고 어른들은 그걸 말리지 않고 오히려 더 토끼몰이를 하고 있었어요.

먹이로 어떻게 유인해보려고 근처에 있는 아무 풀이나 주워서 앞에서 흔들고요.

내 토끼도 아니고, 저는 그저 지나가는 행인 1에 불과하니 그 분들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솔직히 좀 불편했어요.

그 가족들이야 나쁜 의도가 아니지만, 토끼는 두려워하는게 누가 봐도 명백하니까요.






혹시 토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반신반의하면서 찾아간 곳인데, 일단 토끼를 두 마리나 봐서 좋았어요.

예전에 홍대 토끼카페에서 토끼를 만져봤던 기억이 너무 좋았거든요.

그 카페가 문을 닫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이 터졌다고는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토끼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기회가 되었어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토끼집사님들 영상 및 피드도 많이 찾아보게 되었구요.

하지만 토끼를 봐서 즐거운 마음과 동시에 생명에 대한 책임감도 느껴졌어요.

몽마르뜨 공원이 토끼 천국이 된 이유로 누군가 유기한 토끼로 시작된 일이고, 지금도 토끼 유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해요.

토끼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늘어나는데, 그만큼 유기도 많이 늘어나고 있어요.

생명을 데려올 때는 책임지겠다는 마음가짐과 현실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제 겨울인데, 모쪼록 토끼들이 무사히 추운 겨울을 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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