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카긴자 谷中銀座 구경을 하고 골목길을 돌아다니다보니 센다기 千駄木 역 근처까지 가게 되었어요.
센다기 역 인근에 딱 봐도 노포의 느낌이 물씬 나는 센베집이 있더라구요.
센베이는 요즘에는 먹을 일이 거의 없지만 나름 좋아해요.
가끔 지하철역에서 생과자를 그램 수 달아서 팔 때 센베 몇 개를 꼭 넣곤 했거든요.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일본 전통 센베이는 무슨 맛일지 궁금했어요.
제가 본 곳은 키쿠미 센베이 菊見 煎餅 예요.
센다기 역에서 야냐카 묘지 쪽으로 방향으로 가는 언덕길 초입 쯤에 위치하고 있어요.
걸어가면 2-3분 남짓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거고, 아직 언덕 올라가기 전이라 거의 평지예요.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무라고 해요.
여행다닐 때는 그냥 오래되어 보인다 정도였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1875년부터 영업한 곳이라고 하더라구요.
판매하는 제품은 과자 종류로, 흔히 생각하는 옛날 과자류를 팔아요.
센베이나 전병, 쌀과자 같은 종류요.
간단하게 간식으로 먹을 거라 낱개 포장되어 있는 쌀과자를 골랐어요.
우리나라에서 센베이라고 하면 동그란 과자 사이에 크림이 들어있는 거나 아니면 삼각형형 모양에 파래김 묻어있는 걸 주로 생각하는데, 쌀과자처럼 생긴 것도 여기에서는 센베이라고 써놨더라구요.
맛은 간장맛, 단맛, 말차맛 고추맛, 이렇게 4가지가 있어요.
홀은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간단하게 앉아서 먹고 갈 수 있도록 가게 옆에 벤치를 높아두었어요.
그 위에 올려둔 장식물로 귀엽더라구요.
저는 차맛 센베이 茶せんべい 를 골랐어요.
매운 맛은 안 좋아하고, 간장맛이나 단맛은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게 있는 거 같은데, 차맛은 처음 본 거 같아서요.
개별 포장되어있고, 가격은 80엔 (약 900원) 입니다.
생긴 거는 마트에서 파는 쌀과자 비슷한데, 흰색 설탕 대신에 녹차맛 설탕이 묻어있는 거 비슷해보였어요.
기승전 간장맛
일본 여행을 하면서 제일 힘든 것 중 하나가 음식이었어요.
모든 음식에서 들척지근한 간장맛이 나요.
저는 너무 맵거나 비리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면 향신료가 많고, 좀 특이한 재료라도 잘 먹는 편이에요.
외국 여행을 가도 한국음식 먹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유일하게 한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일본 때였거든요.
센베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름은 말차맛인데, 실제로는 간장맛이 더 많이 나요.
말차는 겉에만 조금 묻어있고, 센베이 반죽이나 간 자체를 간장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기름맛이 나면서도 바삭하긴 하지만, 이미 간장맛 자체에 물려있는 상태라서 그냥 빨리 먹어치웠어요.
일본은 디저트에도 간장맛이 나는구나.. 라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다시 사먹게 되지는 않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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