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롯데리아에서 신메뉴가 출시되었어요.
지난 1월 1일, 사각새우 더블버거 이후 딱 3개월 만의 신메뉴 출시예요.
그 사이에 햄버거는 아니더라도 사이드 메뉴나 디저트 정도는 하나쯤 출시할 법도 한데, 3개월동안 감감무소식이었어요.
시즌 한정으로 출시했던 사각새우 더블버거는 인기가 좋았는지 판매기한을 연장했다가 정식 메뉴가 되었지만요.
치즈 No.5
치즈 No.5 의 가격은 단품 4,200원, 세트 6,200원입니다.
칼로리는 단품 509kcal, 세트 903kcal 입니다.
중량은 183g 입니다.
크기는 지름 8cm, 높이 6cm 입니다.
롯데리아에서 출시한 버거 자체가 크기가 큰 제품이 별로 없는데, 치즈 no.5 도 마찬가지예요.
포장지는 전용 포장지를 사용하고 있어요.
같은 포장지를 사용하려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비슷해야하는데, 롯데리아에서 유사한 버거가 없기도 하고요.
치즈 No.5 는 참깨번에 패티, 양상추, 피클, 에멘탈 치즈 소스, 크림치즈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름 그대로 치즈가 범벅이 된 버거예요.
소스도 치즈 소스가 2가지나 들어가 있는 데다가 패티에도 체다, 고다,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있어요.
이름에 no. 5 인 이유로 에멘탈, 크림치즈, 체다, 고다, 모짜렐라 까지 총 5가지 종류의 치즈가 들어가 있다는 의미로 보여요.
개인적으로는 샤넬 넘버5 향수가 떠오르면서 명품,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효과도 있지 않나 싶어요.
롯데리아의 치즈 no.5 의 특징 중 하나는 패티 자체에 치즈를 집어넣었어요.
치즈가 들어간 버거는 이제까지 많고 많았지만, 슬라이스 치즈나 슈레드 치즈 등을 올리거나 치즈 파우더나 소스를 뿌려서 나왔는데, 패티 자체에도 치즈를 넣은 건 최근 5-6년 내에서는 처음인 거 같아요.
이렇게 하려면 패티를 새로 개발해야하니까 개발 비용이나 생산 단가, 재고품 관리 등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고요.
롯데리아는 이전에도 '한우레이디버거' 라고 해서 안에 떡을 넣은 패티가 들어간 버거를 출시한 적이 있으니, 아주 새로운 방법은 아니지만요.
짜고 진한 치즈맛
정말로 치즈가 범벅이 된 맛이에요.
짭잘하면서도 치즈맛이 정말 진해서 한 입 베어물 때마다 입 안에 치즈맛이 입 안에 쩍쩍 달라붙는 느낌이 나요.
좀 느끼하긴 하지만, 간간이 느껴지는 피클의 새콤한 맛이 느끼함을 좀 잡아주긴 해요.
그래도 맥주가 생각나는 맛이긴 하지만요.
스스로 치즈 매니아라고 생각하시는 분, 맘스터치의 '딥치즈버거' 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맛있게 드실 거 같아요.
치즈는 워낙 선호도가 높은 재료다보니 치즈가 들어가면 중간 이상의 평가는 늘 나오고, 치즈 No.5 도 가격이 좀 비싸다는 거 뻬고는 평가가 나쁘진 않은 거 같아요.
하지만 단순히 햄버거를 사먹는 사람이 아니라 '햄버거 리뷰어' 로서는 우려스러운 점이 많아요.
롯데리아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롯데리아는 롯데리아 햄버거만 찾는 콘크리트 고객층이 타 브랜드보다 많은 편이에요.
지방 소도시의 경우에는 패스트푸드 매장이 롯데리아 밖에 없어서 그런 경우도 있긴 하지만, 롯데리아 특유의 부드러운 패티식감과 강렬하고 단짠단짠한 소스를 좋아하시는 분이 많아요.
불고기버거, 데리버거, 새우버거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햄버거의 '기본' 이라는 인식도 있는데, 저 3가지 제품이 다 롯데리아의 대표&스테디 메뉴라는 사실 자체가 그를 증명하고 있어요.
아무리 창렬이니, 먹을 게 없니 욕을 해도 찾는 사람은 계속 찾아요.
그런데 이렇게 치즈를 마구 때려박은 버거은 롯데리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지 않아요.
반면 그런 치즈범벅의 맛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버거킹의 콰트로치즈와퍼라든가 맘스터치의 딥치즈버거라든가 선택지가 많은데, 굳이 롯데리아에서 이걸 먹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가격적으로도 저렴한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버거킹은 1년 내내 할인행사를 진행 중인데요.
롯데리아가 자신들이 소비해주는 소비층과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데에서 일차적인 의문이 들었어요.
다른 하나는 패티의 문제예요.
이번 치즈 no.5 는 고기 속에 치즈를 집어넣은 패티를 새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어요.
롯데리아가 욕을 먹는 이유 중 하나는 '인기 있는 제품을 무작위로 없앤다' 는 점이에요.
대중적으로 평가가 좋든지, 아니면 매니아 층이 잘 형성되어 있어서 꾸준히 잘 나가고 있는 제품인데도 어느날 갑자기 단종되는 경우가 꽤 많아요.
정확한 단종 이유가 본사만 알겠지만, 세간에 도는 이야기 중 신빙성이 높은 이야기 중 하나가 재료 관리에 관한 문제예요.
신메뉴가 출시할 때마다 중구난방으로 재료를 늘려가니까 어느 순간 감당이 안 되고, 인기나 판매 등과는 무관하게 단가 등만 따져서 단종시킨다는 거지요.
기본적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재료들을 잘 재조합하고 응용해서 신메뉴를 만들어야 단가 낮아지는데, 롯데리아는 그걸 못한다는 거예요.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한때 롯데리아에서 사용하는 패티가 열 몇 개라더라 하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치즈 No.5 에서 사용하는 패티도 이 제품에 한정해서만 사용하는 제품이고, 앞으로 출시하게 될 다른 버거에 사용하게 될 지 미지수예요.
게다가 이 제품도 시즌 한정 출시인데, 판매가 종료되었을 때 매장에 남는 재료는 전부 비용 처리, 즉 악성재고가 된다는 의미이고요.
저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롯데리아 평가를 좋게 평가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한다는 점이에요.
여전히 저를 빡치게 하는 라면버거나 마짬버거 등이 있긴 하지만, 폴더버거라든가 밀리터리 버거라든가 등등 전무후무한 제품을 출시하는 그 도전정신 하나만은 인정하고 싶어요,
하지만 요즘은 제대로 된 기획없이 중구난방으로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굉장히 우려스러워요.
맛과는 별개로 이것저것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롯데리아 신메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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