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지역을 쭉 따라가다보면 수제버거집이 꽤 많아요.
사실 '수제버거' 라는 음식은 주로 젊은층이 소비하는 메뉴예요.
강원도는 인구 자체도 적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 비율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4위에 이를 정도로 노령인구율이 높아요.
그렇다보니 정주인구가 아닌 20-30대의 관광객을 주요 대상으로, 그들이 많이 찾는 동해안 인근에 자연스럽게 수제버거집이 생기게 되는 거 같더라구요.
혼자 당일치기 속초여행을 다녀왔을 때, 수제버거를 먹고 돌아왔어요.
제가 버거리뷰어이기도 하지만, 그 지역의 유명하다는 음식들은 2인분 이상이어야만 주문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편하게 혼밥할 수 있는 메뉴를 찾다보면 자연스럽게 버거집을 찾게 되더라구요.
양지바른 버거집은 속초시 영랑호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요.
엄밀하게 말하자면 등대해수욕장 앞인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속초 등대전망대, 영금정, 동명항 등과도 가까워요.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이고, 속초 관광시장에서도 걸어서 25분 정도 걸려요.
가까운 거리라고는 할 수 없지만, 뚜벅이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아주 못 다닐 정도는 아니었어요.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연중 무휴입니다.
원래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에요.
7월 11일부터 8월 20일까지는 성수기라서 브레이크 타임도 없고, 오후 11시까지 연영업하신다고 합니다.
양지바른 버거집 메뉴
버거 메뉴는 클래식버거, 어니언버거, 베이컨버거, 양지바른 버거 싱글/더블, 이렇게 5가지입니다.
가격은 단품 기준 8천원 ~ 1만 1천원 사이이고, 세트는 3천원이 추가됩니다.
주문은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할 수 있습니다.
양지바른 버거집의 특징 중 하나는 주류 메뉴가 정말 다양해요.
버거집에서 맥주를 판매하는 경우는 흔하고, 잭콕이나 하이볼, 쿠바리브레 같은 간단한 칵테일 메뉴까지 판매하는 경우는 왕왕 있어요.
하지만 여기만큼 다양한 라인업의 위스키를 가지고 있는 매장은 처음 봤어요.
탈리스커, 라가불린, 메이커스마크, 와일드터키, 달모어, 잭다니엘, 짐빔까지 볼 수 있었고, 위스키는 샷으로도 판매해요.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위스키를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 아니실까 싶어요.
바로 앞에는 2차선의 해안도로가 있긴 하지만 바다가 정말 가까워요.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바다를 벗삼아 버거를 먹을 수 있게 했어요.
어니언버거 세트
어니언버거 가격은 단품 9,900원, 세트 13,900원입니다.
원래 세트는 감자튀김 + 탄산음료 구성이지만, 저는 음료를 맥주로 변경했어요.
맥주도 종류에 따라서 추가금액이 다른데, 속초지역의 대표적인 수제맥주 브랜드인 '크래프트루트' 의 캔맥주는 7,500원이 추가됩니다.
메뉴판에는 없어서 긴가민가하면서 물어봤는데, 된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여름이 오기 전이라 바닷바람이 제법 쌀쌀했는데, 그래도 시원한 바다를 보고 싶어서 일부러 바깥자리에 앉았습니다.
동명항 페일에일
동명항 페일에일은 앞에서 언급한 속초의 수제맥주 브랜드 '크래프트루트' 에서 생산하는 맥주예요.
이 브루어리는 맥주에 지역적 특색이 물씬 느껴지는 이름을 많이 붙여요.
동명항 페일에일의 '동명항'도 실제 속초에 있는 항구 이름이에요.
그 외에도 속초 IPA, 아바이 바이젠, 대포항 스타우트, 갯배 필스너, 청초호 골든에일, 영랑호 벨지안 화이트에일 등 이름만 들어도 속초의 느낌이 물씬 나요.
속초에 있는 수제버거집에서 속초 느낌 물씬 나는 이런 맥주를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놀라웠던 건 잔까지도 신경을 써준다는 점이었어요.
크래프트루트 브루어리 전용잔이 없어서 죄송하다면서 2-3개 스타일의 잔을 보여주고 고를 수 있게 해주시더라구요.
어니언버거는 브리오슈번에 쇠고기 패티, 토마토, 슬라이스 치즈, 양상추, 생양파, 그릴드 어니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클래식버거에서 카라멜라이즈드 어니언이 추가된 구성으로, 어니언버거 라는 이름답게 구운 양파와 생양파, 2종류의 양파가 들어있어요.
잘 만든 스매쉬버거
패티는 스매쉬 스타일로, 겉면을 바삭바삭하게 구웠어요.
부위는 양지살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꽤나 촉촉해요.
패티 자체를 잘 굽더라구요.
야채도 신선해서 클래식버거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기는 하지만, 캐러멜라이즈드 양파가 들어가니까 단맛의 풍미가 확 느껴지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 양파의 단맛에 버거의 육즙이 더해지니까 불고기 같다는 느낌도 살짝 들더라구요.
맥주도 좀 쌉쌀한 맛이 나는 페일에일을 골랐더니 느끼하지 않게 입맛을 씻어줘서 페어링도 좋고요.
무엇보다도 바다를 사이드로 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리뷰어의 입장에서는 버거 그 자체만을 놓고 평가해야하긴 하지만, 여행의 기분과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해도 충분히 맛을 더해주는 조미료 역할을 하는 거 같다는 생각해요.
도심에서도 도보 혹은 대중교통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뚜벅이 여행자들에게도 큰 부담이 없고요.
속초 버거 맛집으로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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