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 올라가는 날.
전날에 짐을 거의 싸둔 터라 게스트하우스에서 주는 아침식사만 챙겨먹고, 바로 체크아웃 했어요.
부산역 도착.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1003번을 타니 급행이라서 1시간 남짓 걸렸어요.
첫날 부산역에 도착했을 때에는 시간도 촉박하고, 처음이라 어리버리해서 빨리 빠져나오기 바빴어요.
기차 시간이 조금 남은 터라 부산역내도 돌아다니면서 구경했어요.
역이 꽤 크더라고요.
2층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간단하게 치킨버거로 점심을 해결했어요.
참고 : 롯데리아 '치킨버거' 후기
부산역 2층에는 밖에 나가서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어요.
바로 근처에 바다도 보였어요.
부산항인 듯 했는데, 국제여객터미널도 있더라고요.
부산에서는 배를 타고 일본도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아마 이 배가 여기서 출발하는 것 같아요.
기차 출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어딘가를 떠날 때는 늘 느끼지만, 부산을 떠나려니 너무 아쉬웠어요.
예매한 표를 보면서 자리를 찾는데, 제 자리에 왠 아저씨가 앉아있었어요.
"저기... 여기 제 자리인데요."
"미안한데, 좀 바꿔주면 안 되요? 좁아서요."
제가 예매한 자리를 복도쪽이고, 그 아저씨 자리는 창쪽인데 좁고 불편하다면서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어요
'그럴거면 미리 표를 예매하든가 해야지, 나는 좁고 불편한 자리에 앉아도 된다는 건가' 싶어서 기분이 상했지만, 자리에 그닥 예민하지 않기 때문에 귀찮아서 그냥 그러자고 했어요.
캐리어를 머리 위 선반에 올리려고 낑낑거리고 있는데, 그 아저씨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냥 쳐다만 보더라고요.
도와주는 게 의무는 아니지만, 앞에서 여자 혼자 짐가지고 낑낑거리고 있고 또 자리를 바꿔주는 호의를 배풀었으면 빈말이라도 '도와드릴까요?'를 물어볼법도 한대요.
손이 닿아서 한참을 낑낑대다가 결국 짐을 올리고 자리에 앉았어요.
하지만 그 아저씨는 계속 정말 비호감이었어요.
가방 속에서 한참을 부시럭부시럭 거리면서 빵을 꺼내더니 혼자서 마구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어요.
부스러기들이 좌석이며 제 옷에까지 튀었지만 별로 신경쓰지도 않고, 다 먹고 나서 자기 자리만 툭툭 털더라고요.
그러고나서는 바로 자는데, 얼마나 코를 골던지...
이동시간 내내 빨리 도착하기만은 손꼽아 기다렸다네요.
드디어 서울역에 도착!
이렇게 제 첫 국내 배낭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이번 여행은 원래 예상했던 것처럼 관광+영화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지는 못했어요.
영화를 보다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더 욕심이 생겨서 원래 예매했던 영화보다 훨씬 많이 관람했거든요.
하루에 2-3편씩 꼬박꼬박 봤는데, 영화 보는 일 자체도 그렇게 지겹지 않고 더 보고 싶더라고요.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투숙객들 중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러온 사람들이 많아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즐거웠어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해운대며 광안리, 남포동 등 부산 구경을 하기는 했지만, 체력도 딸리고 시간이 많이 않아서 수박 겉도 제대로 못 핥고 돌아온게 너무 아쉬워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부산도 다시 가서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내년이나 내후년 부산국제영화제도 또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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