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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세계여행/아메리카 및 기타

[조지아(그루지아)] 부산 차이나타운 맛집 - 티플리스 Tiflis

by 히티틀러 2019.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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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국내 유일의 조지아(그루지아) 레스토랑이 있다는 소식이 들었어요.

조지아 자체는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조지아 음식에 대해서는 접해본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요.

요새 인기있는 여행지 중 하나가 블라디보스토크인데, 거기에 가면 꼭 가봐야한다는 유명 레스토랑 중 하나가 조지아 레스토랑이거든요.

배틀트립이나 맛있는 녀석들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여러 번 소개되었고요.

조지아 음식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꼭 가보고 싶었지만, 부산은 밥 한 끼 먹으러 가기에는 너무 멀었어요.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러 다녀오면서 꼭 다녀와야겠다고 벼르고 벼르다 다녀왔어요.



티플리스는 조지아 가정식 레스토랑으로, 부산역 맞은편 차이나타운에 위치하고 있어요.

일부에서는 '마약 маяк' 이라고 알려져있는데, 마약은 건너편에 있는 러시아 음식점이었어요.

티플리스는 지하철 1호선 부산역 1번 혹은 5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간판이 TIFLIS 를 키릴문자(러시아 문자) 필기체로 'Тифлис' 라고 써있어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입니다.

다음 지도에서는 '티플리스'라고 검색하면 바로 위치가 나오지만, 네이버 지도에는 아직 등록이 안 되어 있어요.

네이버지도에서 찾을 땡는 같은 건물에 있는 '임페리아' 혹은 '임페리아푸드' 라고 검색하면 됩니다.

주소는 부산광역시 동구 대영로243번길 46, 2층입니다.



티플리스 내부.

조지아 국기 같은 게 있는 거 빼고는 딱히 조지아 느낌이 나는 게 없고, 인테리어라고 할만한 것도 거의 없어요.

그냥 적당한 공간 빌려서 테이블 몇 개 놓고, 바 만들어놓은 게 고작이에요. 

한국인들 보다는  그 지역을 찾는 구소련 출신 사람들을 주요 타켓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보여요.

그런 곳은 SNS 홍보가 아닌 서로서로 입소문으로 알려지고, 음식 자체를 먹으러 오기보다는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이 더 크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거의 신경을 안 쓰거든요.



그래도 원뿔잔이 있어서 조지아 느낌이 조금 났어요.

저 잔은 조지아의 전통 술잔인데,  일종의 원샷 잔이에요.

뿔로 만들어서 바닥에 내려놓을 수 없기 때문에 잔에 부은 슬은 바로 다 마셔야하거든요.







티플리스 메뉴.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병기되어있고, 사진도 있기 때문에 주문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제가 갔을 때는 평일 오후 2-3시 정도였기 때문에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조지아 현지분은 아닌 거 같고 고려인인 듯 했어요.

한국어가 아주 유창하지는 않으셨지만 어느 정도는 구사하시는 편이라 음식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달라는 정도만 아니라면 의사소통 문제는 없을 거 같아요.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근처에 있는 다른 음식점인 '마약' 의 메뉴를 같이 줘요.

아마 그 음식점 쪽에서 같이 운영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가 갔을 때 계신 분도 그랬고,  음식을 주문하고 난 후 몇 분이 더 오셨는데 그 분들도 고려인처럼 보였거든요.



KINDZMARAULI


조지아는 와인이 유명해요.

그쪽에서는 세계 최초로 와인을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와인이 저렴하고 품질 좋은 건 사실이에요.

벼룩시장 같은 데에도 집에서 직접 만든 와인을 가져다 파시는 분도 있고, 게스트하우스 중에서는 와인을 제공한다는 곳도 왕왕 있어요.

제가 여행할 때 와인을 한 번 마셔보라겨 리쿼샵 Liquor Shop 를 갔는데, 여러 군데에서 상을 받았다는 화이트와인이 2만원 중반대였어요.

여기에 오면 조지아 와인을 마실 수 있을까 했는데, 메뉴판을 보니 6종류 정도를 판매 중이었고 잔으로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스위트한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킨즈마라울리 Kindzmarauli 를 추천해주셨어요.

가격은 글라스 20,000원, 보틀 90,000원입니다.

글라스를 주문하니, 음료 냉장고에서 코르크로 마개를 막은 와인을 꺼내 따라주셨어요.

나중에 찾아보니 조지아에서 유명한 와인 중 하나로, 카헤티 Kakheti 지역에서 생산된 사페라비 Seperavi 라는 품종의 포도로 만든 레드와인이에요.

도수는 12% 라고 합니다.

저는 와인에서 나는 시고 떨떠름한 맛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제품은 그런 맛이 거의 안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너무 달지도 않고 적당한 단맛이라서 '이거만 한두 잔 정도 마시면 딱 좋겠다' 싶은 수준? 

과일이나 치즈 정도면 곁들여서 가볍게 마시기 좋은 와인이었어요. 



차나히 스프


트빌리시 메뉴에는 하르쵸, 차나히, 라그만, 이렇게 3종류의 스프가 있는데, 마지막 라그만을 제외한 앞의 2종류는 조지아 음식이에요.

하르쵸는 소고기, 차나히는 양고기 스튜라기에 차나히 스프를 주문했어요. 

가격은 7,000원입니다.

스프라면서 서빙을 해주시는데, 뚝배기가 나와서 일단 놀랐어요.

뚝배기 위에는 허연게 덮어져있는데, 밀가루 반죽을 덮어 익힌 거예요.

예쁘게 보이라고 올렸다며 포크로 쿡쿡 찍어먹으라고 하셨어요.



차나히 Chanakhi 스프는 코카서스(카프카스) 지역에서 널리 먹는 음식으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조지아가 요리법이 다 다르다고 해요.

조지아의 경우는 양고기에 가지, 양파, 감자, 마늘 등 각종 야채를 깍둑썰어서 토마토 페이스트와 함께 끓인다고 해요.

밀가루 반죽을 열어보니 감자, 가지, 토마토, 당근, 호박 파프리카, 양고기 등이 잔뜩 들어있어서 스프라기보다는 스튜에 가까워보였어요.

국물은 토마토 베이스로 기름기가 좀 있지만, 느끼한 맛은 아니예요.



집밥 같네



비주얼 자체도 잡탕찌개 느낌이었지만, 맛도 그래요.

집에 남은 각종 야채들과 고깃조각을 툭툭 썰어넣어 끓인 그런 느낌이요.

전식으로 먹는 음식인데, 들어간 재료가 많아서 이것만 먹어도 든든했어요.

위의 밀가루 반죽은 정말 아무런 간도 안 한 밀가루 반죽을 그냥 찐 거예요.

송편 같은 거 찔 때 찜기 틈새에 김새지 말라고 틈새에 붙여놓는 반죽과 비슷해요.

빵 대용으로 스프를 찍어먹으니 나쁘지 않지만, 식빵이나 바게트라도 몇 조각 같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낀깔리


낀깔리 Khinkali 는 조지아식 만두예요.

가격은 6,000원으로, 만두 3개가 나와요.

크기는 왕만두 사이즈로 큼직해요.

주문을 하고나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한 분이 오셔서 "고수 들어가요? 넣지 말까요?" 라고 어눌한 한국어로 물어보셨어요.

저는 당연히 넣어달라고 했지만, 고수를 못 먹는 한국인들이 많아서 그런가봐요.



낀깔리는 먹는 방법이 있어요.

먼저 위의 머리 부분을 잡아요.



그리고 옆을 한 입 베어물어서 육즙을 쭉 빨아먹어요.

여기 낀깔리는 육즙이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 원래 낀깔리는 딤섬처럼 만두 안에 육즙이 많아서 그냥 먹으면 혀를 데일 수도 있거든요.

소는 돼지고기였는데, 그냥 만두맛이랑 비슷했어요.

피가 좀 두터운 것만 빼고는 그냥 모양 독특한 만두예요.

낯선 음식을 못 드시는 분께는 추천할만해요.



아까 잡고 먹었던 머리 부분은 케바케예요.

그냥 밀가루 덩어리라면서 안 먹는다는 사람도 있고, 못 먹는 거 아니라면서 먹는 사람도 있어요.







티플리스는 근사하고 분위기 있는 그런 맛집은 아니예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조지아 라는 낯선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레스토랑이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조지아 와인도 판매하니 여러 명이 가면 와인 주문해서 하차푸리 등을 곁들여서 마셔도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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