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말레이시아[完]2020. 3.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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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야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눈을 뜨니 오전 5시 반.

5-6년 전만 해도 아침잠이 많아서 알람을 몇 개씩 맞춰놔도 못 듣거나 무의식 중에 끄고 자는 일이 부지기수였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지 몇 시간 못 잤더라도 할 일이 있으면 그럭저럭 일어나는 거 같다.

창 밖에는 아직도 어둠이 짙게 깔려있다.

침대에서 적당히 뒹굴거리다가 6시 조금 못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샤워를 하고, 마지막으로 짐정리를 했다.



옷은 버리고 가야지



세면용품이야 1회용 포장으로 챙겨왔으니 그냥 버리면 되는데, 잘 때 입는 옷이 문제였다.

캐리어는 이미 포화상태라서 욱여넣기도 쉽지 않았다.

어차피 버려도 된다는 생각으로 후줄근한 옷을 챙겨오기도 했던 터라 그냥 호텔에 두고 가기로 했다.



오전 7시가 조금 못 되어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나왔다.

24시간 리셉션이라 직원이 있었고, 호텔 카드를 건네주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방을 확인하고 올게요."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랩으로 공항까지 갈 차를 불렀다.

2-3분 뒤 돌아온 직원의 손에 든 건 방에 두고 나온 검은색 긴팔 티셔츠.



"이거 놓고 가셨어요."



기껏 챙겨준 건데 버릴 거라고 말도 못하고, 고맙다며 티셔츠를 받아들었다.

보증금 100링깃을 돌려받고,  로비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으니 그랩 택시가 도착했다.



기사님은 화교 출신이었고, 영어가 유창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차가 뱀 사원 Snake Temple 앞을 지나는데, 저기 가면 막 살아있는 뱀들이 곳곳에 매달려있다며 이야기해주셨다.

독사라고 하는데, 관리하는 사람들도 있고 해서 일부러 건드리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한다.

거리가 있어서 갈까 말까 망설이던 곳이었는데, 기사님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으니 '어제 가볼걸..' 하는 아쉬운 마음이 좀 들었다.

공항 인근 지역은 공단이라서 출근 시간대에는 많이 막힌다고 하는데, 좀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그닥 막히지는 않았다.

조지타운에고 페낭 국제공항까지 차로 30분 정도 걸렸고, 요금은 25링깃 (약 7,100원) 이었다.



페낭 공항은 국제공항이긴 하지만, 지역 공항 정도의 작은 공항이었다.



어우, 추워



27~28℃ 의 현지 날씨에도 긴바지/긴치마를 입고 며칠간 돌아다니다보니 적응이 되었나보다.

빵빵하게 틀어진 에어컨이 너무 추웠다.

공항 밖에 나가서 따뜻한 현지 공기를 쐬면서 몸을 뎁혀보기도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긴팔 티셔츠.

직원 언니, 고마워요. 

화장실에서 긴팔로 갈아입으니 좀 살 거 같다.



11시 20분 비행기인데, 시간이 많이 남아서 아침을 챙겨먹기로 했다.

페낭 공항 내에난 코피 티암 Kopi Tiam 부터 맥도날드, KFC, 올드타운 화이트커피 Old Town White Coffee 등 식당이 몇 군데 있었다.

올드타운 화이트커피로 갔지만, 공항 매장이다보니 메뉴 자체도 제한적이었고 가격도 비쌌다.



맥도날드와 KFC의 메뉴를 비교해보고, KFC로 결정.

현지 음식 먹고 싶엇는데,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햄버거 블로거구나.



징거라이저


우리나라 KFC는 모닝 메뉴가 딱히 없는 것과 달리 말레이시아 KFC에서는 모닝 메뉴가 몇 개 있다.

버거 비슷한 메뉴도 있고, 죽도 있고, 무려 밥 메뉴도 있다.

안 먹어본 메뉴를 고르다보니 고른 게 징거 라이저 라는 메뉴다,

길쭉한 참깨빵에 계란 프라이와 치킨패티, 마요네즈가 들어있는데, 이 정도면 그냥 햄버거다.

튀긴 치킨 패티가 통째로 들어가는데 야채가 하나도 없으니 퍽퍽하고 기름졌다.

계란이 들어가면 아침 메뉴라는 건가, 알다가도 모르겠다.



참고 :  말레이시아 KFC 모닝 메뉴 '징거라이저' 후기




시간이 다 되어 수속을 밟으려는데 직원이 가로막았다.



"셀프 체크인 하셨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웹체크인 미리하는 거 빼고는 일반 항공처럼 다 공항에서 직원이 해줬는데, 여기는 아니란다.

웹체크인은 기본이고, 항공권 인쇄부터 수하물에 붙이는 태그 인쇄까지 전부 기계에서 스스로 해야한다고 했다.

당황해서 어버버하고 있으니까 직원이 기계까지 데려다주었다.



체크인과 항공권 재인쇄, 수하물 태그 인쇄까지 모두 키오스크에서 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 인도네시아어, 중국어 번체, 중국어 간체, 태국어, 일본어, 이렇게 6개 언어로 제공된다.

직원의 도움으로 항공권과 수하물 태그를 프린트해서 캐리어어 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직원이 다 해줘서 몰랐는데, 현지에 오니 에어아시아가 진짜 저가항공이구나 싶었다.



짐을 부치러 갔더니, 직원이 내 항공권과 수하물 태그를 확인하더니 내가 붙인 수하물 태그를 떼서 버리고 새로 뽑아서 붙여주었다.

이럴거면 왜 하라고 한거야, 도대체.



"짐은 쿠알라룸푸르에서 찾아가야하나요?"

"아니요, 플라이 쓰루라서 한국까지 바로 갑니다."



페낭에서 쿠알라룸푸르에서 한 번 환승해서 인천까지 가는 일정이라 좀 걱정했는데, 한시름 놓았다.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 앞에서 기다릴 생깍에 빨리 공항 안으로 들어왔다.

페낭 공항이 국제공항이라고 해도 작은 지방공항이라서 그런지 짐검사고 뭐고 금방 끝났다.

안을 돌아다니는 눈에 띄는 건 스타벅스.

페낭에 갓 도착했을 때 봤던 곳이다.




이건 왜 여기서도 팔고있어?



2019년 1월, 신년 메뉴로 우리나라에서도 출시했던 티바나 체스트넛 블랙티라떼 Teavana Chestnut Black Tea Latte 를 말레이시아에서도 판매하고 있었다.

문제는 맛이 별로 없었다는 거. 

나중에 스타벅스 제품들을 꾸준히 리뷰하시는 이웃 블로거님께 이 이야기를 드리니 나와 똑같은 얘기를 하면서 웃으셨다.

가격은 그란데 사이즈 기준 18.5 링깃 (약 5,300원) 으로, 우리나라보다 1,200~1,300원 가량 더 저렴했다.

공항 내 매장 가격이라서 일반 매장은 더 저렴하겠지만.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데, 티켓에 쓰여진 탑승 완료 시간이 다 되어가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직원도 안 오고, 사람들도 전부 멀뚱멀뚱이다.

뭐지? 내가 잘못 온 건가?

게이트도 다시 확인해봤지만, 여기가 맞다.


11시 20분에 출발하는 일정인데, 11시가 되어야 탈 비행기가 슬슬 도킹을 하기 시작했다.

슬금슬금 모여드는 사람들을 따라 나도 줄을 섰다.

에어아시아가 연착이 많다는데 국내선이라 좀 연착이 있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게이트에서 사람들이 우루루 내린다.

그리고는 줄 서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타기 시작했다.

기차도 잠시 정비하고 청소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비행기도 승객만 바꿔태우고 바로 출발하는 건 처음 본다.



자리를 찾아가 앉았는데, 다행히 지저분하다거나 쓰레기가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늦은 탑승이라 15~20분만에  승객을 태우고 바로 출발했다.



참고 : 페낭 - 쿠알라룸푸르 에어아시아 AK6113 편 후기




1시간 남짓 만에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예정 도착 시간보다 조금 늦긴 했지만, 아예 출발을 늦게 한 거 치고는 빨리 도착했다.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돈이 부족하다



수중에 있는 돈은 200링깃 남짓.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보러 갈 계획이라 입장료를 빼면 100링깃 조금 더 남으니 돈이 부족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쿠알라룸푸르 공항과 시내를 잇는 공항철도 요금이 왕복 100링깃이었던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수중에는 5만원짜리 뿐이라 더 환전을 하기도 애매했다.

그래도 공항에만 있을 수는 없으니 일단 공항철도 티켓을 구입했다.




버거킹이다!



페낭에서 KFC 와 맥도날드는 여러 번 갔지만 버거킹은 매장을 보지 못했는데,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버거킹 매장이 있었다.

못 봤다면 모를까, 봤다면 햄버거 블로거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

쿠알라룸푸르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지막 식사를 버거킹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중에 돈이 없어도 공항이라면 카드를 받아주겠지.



KL센트럴까지 가는 공항철도를 탔다.

자리가 널널해서 옆자리에 가방을 놓고, 창밖 풍경을 보면서 편하게 왔다.

시내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린다.





창 밖으로는 도시의 풍경이 펼쳐졌다.

페낭에서 입고 온 긴팔에 긴치마 차림 그대로라서 살짝 더울 거 같았지만, 이미 짐을 보내보려서 할 수 없다.

며칠동안 돌아다니면서 30도에 가까운 여기 날씨에 적응이 된 건지, 그래도 그럭저럭 참고 다닐만 했다.



KL 센트럴 역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으로 쿠알라룸푸르 반일 관광이 시작되었다.

쿠알라룸푸르는 2016년에 이미 다녀왔기 때문에 대표적인 관광지는 어느 정도 다녀왔다.

가장 큰 목적은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다녀오는 것이라 거기를 가고, 그 이후에는 시간되는 대로 적당히 돌아다닐 계획이었다.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무료 관광 지도도 하나 얻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맥도날드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행운버거!



행운버거는 맥도날드에서 12월 말부터 1월까지 판매하는 신년 시즌 메뉴로, 말레이시아에서도 Prosperity Burger 라고 해서 판매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번 똑같은 메뉴만 재탕하고, 그나마도 점점 더 조잡해져서 매년마다 '이번에도 먹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에서는 패티도 쇠고기, 닭고기 뿐만 아니라 무려 생선까지 있었고, 더블패티도 가능했다.

다른 건 몰라도 생선 행운버거는 대체 무슨 맛일까, 정말 궁금했지만, 나의 제한된 위장으로는 이거까지 다 먹을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말레이시아 맥도날드가 이렇게 매뉴 개발을 할동안 한국 맥도날드는 뭐하고 있는지.

일해라, 한국 맥도날드.



KL 센트럴 역에서 LRT 를 타고 KLCC 역으로 이동했다.

KL 센트럴역은 환승센터 같은 곳이라서 많은 노선들과 이어지기 때문에 따로 환승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었다.



드디어 목표했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 도착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래의 를 눌러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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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혼자가시다니ㅎㅎ멋지십니다!
    후기잘보고갑니다!

    2020.03.18 0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혼자 여행가는 것도 나름 매력이 있더라구요.
      나중에 기회되면 또 가보려구요ㅎㅎㅎ

      2020.03.31 02:07 신고 [ ADDR : EDIT/ DEL ]
  2. 부럽습니다!! 사진보니 놀러가고싶어요~~!^^

    2020.03.18 09: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예전 버거 리뷰 봤던 기억으로 찾아서 오랜만에 블로그 놀러왔습니다. 근데 남자분인줄 알았는데;;;;; 제목보니 여자분이셨네요

    2020.03.18 09: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늦은 답글 죄송합니다.
      여자 맞습니다,
      남자로 생각하시는 분이 꽤 있으시더라구요ㅋㅋㅋ

      2020.03.31 02:07 신고 [ ADDR : EDIT/ DEL ]
  4. 좋은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2020.03.18 11: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전 개인적으로 페낭 좋았어요. 너무 한적하고 한국사람도 적고 ㅎㅎ 푸드 스트리트 야시장도 좋았고 해떨어지는 것 보는 것도 다 좋았네여 ㅋㅋ

    2020.03.18 12: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학회 참석한다고 말레이시아 경유하면서 구경했는데, 다시 보니까 엄청 반갑네요 ㅋㅋ

    2020.03.18 12: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말레이시아 2번 갔는데, 둘 다 좋았어요.
      영어도 잘 통하고, 음식도 맛있고, 물가도 저렴하고요.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은데, 거기도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더라구요ㅠㅠ

      2020.03.19 09:56 신고 [ ADDR : EDIT/ DEL ]
  7. 말레이시아는 단한번도 사진으로도 본적이 없는데 이렇게 큰 타워가 있군요.. 말레이시아 다음여행기가 무척기대됩니다 :)

    2020.03.18 13: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이름은 모르셔도 TV 등에서 한 번은 보셨을 거예요.
      한때는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높은 건물이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 건설하기도 해서요ㅎㅎ

      2020.03.19 09:55 신고 [ ADDR : EDIT/ DEL ]
  8. 혼자 여행은 진짜 도전과 용기가 필요한것 같아요~ㅎ
    멋지십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갈게요~ㅎ

    2020.03.18 15: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여행준비도 제대로 못하고 떠나서 처음엔 걱정했는데, 막상 닥치니까 다 하게 되더라구요ㅋㅋ

      2020.03.19 09:53 신고 [ ADDR : EDIT/ DEL ]
    • 멋지세요^^
      모든 생각만으로 끝날때가 많은데
      실천하여 경험해 보는 것은
      다른 의미인것 같아요~ㅎ

      바람이 차고 심하네요~
      조심하시고
      좋은 날 보내세요

      2020.03.19 11:11 신고 [ ADDR : EDIT/ DEL ]
  9. 앗.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끝난 거 아니었나요?
    되게 오랜만에 발행되는 거 같은데 제가 너무 띄엄띄엄 방문한 걸까요? ^^;;;;;

    2020.03.18 17: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직 안 끝났습니다ㅠㅠ
      오랜만에 쓰는 거는 맞아요.
      여행기 쓰기 힘들어서 계속 미뤘더니 여행 다녀온지 1년이 훨씬 지나도록 완결을 못했네요.
      아직 반나절 일정이 남았습니다ㅠㅠ

      2020.03.19 09:53 신고 [ ADDR : EDIT/ DEL ]
  10. ㅎㅎ 혼자서 멋진여행 하셨네요!!

    2020.03.18 20: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혼자 여행하는 건 오랜만인데, 좋더라구요.
      또 다시 여행떠나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최소 1년간은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ㅠㅠ

      2020.03.19 09:52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