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 이은 쿠알라룸푸르 두번째 장소는 파사르 세니 Pasar Seni, 센트럴 마켓 Central Market 이다.
센트럴마켓은 지난 여행에서 방문했던 장소다.
그 때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고, 이 근처에 차이나타운이며 마스지드 자멕 등 볼거리가 인근에 몰려있기 때문에 돈을 많이 쓰지 않고, 그냥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인도 사람들도 근처에 있으니 가능하다면 거의 지워져가는 헤나를 다시 하고 싶은 욕심도 조금 있었다.
센트럴 마켓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다.
센트럴마켓 내부는 2층으로 되어있고, 1층은 크게 화인가 華人街 Straits Chinese 와 리틀 인디아 Little India 로 나뉘어져있다.
쿠알라룸푸르를 가면 꼭 들려봐야하는 MUST VISIT 장소 중 하나다.
대표적인 기념품은 대부분 판매하고 있는 데다가 일반적인 시장과는 달리 호객행위나 바가지가 거의 없어서 관광객들이 쇼핑하기 정말 좋다.
2016년 여행 당시 코코넛 오일을 샀던 가게도 여전히 있었다.
여기에서 산 오일을 몇 년간 유용하게 잘 썼던 터라 다시 사오고 싶었지만, 수중의 현금이 애매해서 마음을 접었다.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옷가게라던가 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많았다.
화려한 현지 의상은 볼 때마다 혹하기는 하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는 홈웨어가 될 가능성이 100%이기 때문에 늘 살 엄두가 안 난다.
2층 한켠에는 푸드코트가 있다.
현지 음식점부터 서양식이나 외국 요리, 코피티암 (Kopi Tiam, 간단한 식사를 겸할 수 있는 카페) 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무려 한식 레스토랑도 있었다.
자세한 메뉴는 못 봤지만, 밖에 있는 입간판에는 김치와 김치 나시고랭 (김치 볶음밥), 양념치킨으로 보이는 닭튀김 메뉴도 있었다.
한류가 동남아시아에 널리 퍼지면서 한식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거 같았다.
센트럴마켓 건물 바깥도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주로 옷이나 신발류 같은 생필품과 간식거리를 주로 팔고 있었다.
건물 안은 관광시장의 느낌이 강하다면 바깥 쪽은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로컬 시장 느낌에 좀 더 가까웠다.
여기다!
지난 여행에서 센트럴마켓 노점에서 아이스 카창 Ais Kacang, 일명 ABC 라는 말레이시아 빙수를 먹어본 적이 있다.
그와 함께 대표적인 디저트가 첸돌 Cendol 이라는 빙수도 있는데, 그걸 못 먹고 온 게 아쉬움이 좀 남았다.
어차피 점심도 못 먹었으니 끼니 겸으로 먹고 가야지 싶었다.
작년에 갔던 노점을 찾아봤는데,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첸돌은 바나나 pisang, 과일 fruity, 초코크런치 koko krunch, 풀룻 pulut (찹쌀로 만든 떡 비슷한 전통 디저트), 두리안 durian, 망고, mangga, 리치 laici 가 있었다.
모를 때는 세트 아니면 모듬이 최고다.
과일 첸돌을 하나 달라고 하고, 옆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이봐요, 사진에는 생과일이었잖아요
광고 사진은 믿을 게 못 된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이 과일 흔한 나라에서 생과일을 올려줄 줄 알았는데, 후르츠칵테일 한 스푼 올려준 건 좀 너무하잖아.
저 초록색 국수 같은 게 원래 첸돌 cendol 인데, 쌀가루로 만든 젤리와 코코넛 밀크, 시럽을 넣어서 만드는 디저트라고 한다.
색소를 따로 넣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런 선명한 색깔을 내는지 신기할 뿐이다.
그 외에 통조림 강낭콩와 스위트콘 등이 있었다.
곡물과 빙수가 어울릴까 싶었는데, 통조림이라서 그런지 의외로 근기도 있고 꽤 잘 어울렸다.
얼음은 물 얼음을 썼지만, 우유인지 연유를 조금 넣어서 단맛도 좀 있고 시원하니 맛있었다.
양이 많아서 혼자 먹기에는 살짝 버거웠다.
참고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센트럴마켓 첸돌 맛집 - 첸돌 ABC
부른 배를 두드리며 근처나 돌아다녀야겠다고 했는데, 눈에 띈 단어.
Curry...Fish.. Head.. 생선 대가리 카레???
말레이시아에서는 물고기 머리로 만드는 커리도 있다고, 페낭 여행 안내문 어딘가에서 보긴 봤다.
그 때는 '이런 것도 먹나?' 하는 생각과 함께 판다는 음식점도 못 봤기 때문에 그닥 대중적이지 않은 독특한 음식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한식 홍보할 때 보면 십중팔구는 신선로가 등장하지만, 실제 신선로를 먹을 일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모형 빼고는 구경도 해보지 못했다)
배는 부른 상태였지만, 여행 블로거이자 맛집 리뷰어로써 '여기는 꼭 가야해!' 라는 생각이 무럭무럭 올라왔다.
음식점 이름은 레스토랑 유수프 단 자키르 Restoran Yusoof Dan Zakhir.
센트럴마켓 건물 바로 입구쪽에 있는데에도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관광객들도 한두 명 있긴 했지만, 거의 더운 날씨에 음료수나 한두 잔 마시고 갈 뿐이었고 대부분은 현지인이었다.
에어컨도 없어서 실내는 살짝 후텁지근했다.
"Saya mau makan kepala ikan. (생선대가리 먹고 싶어요)"
메뉴판을 가리키며 짧은 말레이어로 이야기했는데. 종업원이 말레이어로 마구 말을 쏟아냈다.
의사소통이 잘 안 되자 답답해하던 그는 나보고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를 따라 쫄래쫄래 따라가니 큰 통에 생선대가리만 담겨져있었다.
이 중에 어떤 머리를 먹을 건지 고르란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다른데다가 혼자서 먹어야하니까 어느 걸 골라야하는지 몰라서 되도록 가장 작은 걸로 달라고 했다.
인상 좋게 생기신 요리사 할아버지가 그 중 하나를 가리키면서 이게 좋단다.
가격은 15링깃 (약 4,200원).
나는 바로 그걸로 달라고 했고, 할아버지께도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다.
시랍 반둥 아이스
배는 어느 정도 차있는 상태지만, 그래도 말레이시아까지 왔는데 한 곳이라도 허투로 먹을 수 없다.
어중간하게 먹었다가는 글감이 안 나온다.
마실거리로는 시랍 반둥 아이스 Sirap Bandung Ice 를 주문했다.
장미시럽에 우유를 넣어서 만든 음료인데, 마시고 나면 향수를 마신 거처럼 입 안이 향긋해진다.
도사
도사 Dosa/Tosai 도 하나 주문했다.
도사는 남인도 지역에서 주식으로 먹는 사워도우 크레페 같은 것으로, 렌즈콩과 쌀가루 반죽을 전병처럼 얇게 부쳐낸 것이다.
보통 도사를 주문한 경우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커리나 처트니가 같이 나온다.
한국에는 남인도 음식점이 없어서 먹기 힘든 음식이기도 하거니와 페낭 여행을 하면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 중 하나라서 마지막으로 먹을 생각에 주문했다.
생선 대가리 커리
드디어 메인 요리, 생선 대가리 커리가 나왔다.
접시에 생선 머리 하나가 떡 하니 올려진 거 보니 웃기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
포크로는 먹기 힘들 거 같아서 손으로 하나하나 발라먹었다.
맛은 비주얼만큼 괴랄하지는 않았다.
약간 신맛이 나는 고등어 조림 같은 느낌이랄까.
잔뼈까지 쪽쪽 빨아가면서 깨끗하게 먹어치웠다.
미션을 클리어한 느낌이었다.
참고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센트럴마켓 맛집 - 유수프 단 자키르 레스토랑 Restoran Yusoof dan Zakh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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