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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9 말레이시아[完]

여자 혼자 말레이시아 여행 - 에필로그

by 히티틀러 2020.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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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말레이시아 페낭 행은 이전까지의 내 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여행이었다.

비행기표와 숙소 예약증 달랑 들고, 그야말로 홧김에 떠난 여행.

남들처럼 꼼꼼하게 여행 일정을 짜서 다니진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떠나는 사람인데, 걱정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었다.




혼자 여행가면 심심하지 않아?



1주일간 혼자서, 그것도 외국으로 간다니 주변에서 많이들 물었다.

'위험하지 않냐?' 를 묻고 싶었던 거 같지만 요새는 혼행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 은근슬쩍 돌려말했겠지.

하지만 나는 단 한 순간도 심심하지 않았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가다가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먹고, 일정도 기분에 따라 바꿔대는데도 누구 하나 신경쓰거나 조율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혼자라서 불편한 것은 딱 2가지였다.

음식점에 가서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은 건 많지만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것만큼만 골라야한다는 점, 줄을 서있을 때 이탈하지 못한다는 점.



외국여자 혼자 얼굴이 벌개서 다니는 게 재미있어 보였는지, 팔자에도 없는 선물도 받아보았다.



혼자 다니는 게 심심하지는 않았지만, 안전에는 신경을 썼다.

말레이시아는 야시장 같은 밤문화도 발달해있고 치안도 안전한 나라라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밤늦은 시간에는 돌아다니지 않고 호텔로 돌아왔으며,  혹시 다니게 되더라도 사람이 많고 가로등이 밝은 길을 위주로 다녔다.

우버를 이용했을 때 기사님이 좋은 펍이 있다고 소개해주긴 했지만, 술도 피했다.

범죄는 약자를 대상으로 한다.

제목에 굳이 '여자 혼자' 라는 진부한 표현을 집어넣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이번 페낭 여행의 목적지인 타이푸삼 축제는 '쇼킹 그 자체'였다.

그래서 더더욱 많이 생각을 들게 했다.

종교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더운 날씨에 물 한 모금 마실 수도 없는 그 고통스럽고 힘든 일을 하게 된 걸까.

신기했고, 무서웠고, 경외로웠다.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혐오스러울 수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추천을 못 해주겠지만, 내 자신에게는 이제까지 했던 여행을 통틀ㅇ서 가장 인상깊었다.



말레이시아는 2016년 이후 2번째 방문인데, 보는 시각도 좀 달라졌다.

말레이시아는 무슬림인 말레이계, 힌두교인 인도계, 화교계, 이렇게 크게 세 민족이 공존하는 나라이다.

인도네시아만 해도 화교 학살이라던가 문제가 많았는데, 말레이시아는 그에 비해 큰일 없이 잘 어울려살아간다고 생각했다 첫 여행 때에는.

하지만 이번에는 서로 간의 묘한 경계가 느껴졌는데, 대표적으로는 다른 민족으로 구성된 가족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결혼도 자민족끼리 하고, 학교도 분리되어있었다.

화교들은 경제력도 있고 교육도 잘 받은 화이트컬러가 많다면 경찰이나 공무원은 말레이계가, 운전기사나 좀 힘든 일은 인도계, 이런식으로 사회적 계급과 직업도 묘하게 괴리되어있는 느낌이었다.



이래서 여러 번 가는 거구나



처음 가는 나라는 되도록 많은 걸 보기 위해 돌아다니기 바빴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한 번에 뽕을 뽑고 오고 싶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나가 밤까지 발발대며 돌아다녔고, 하루이틀 단위로 여러 도시로 이동하기 바빴다.

늘 새로운 장소를 찾아다녔다.

페낭이 처음이긴 하지만, 말레이시아르 두 번째 방문하고 한 군데 오래 죽치고 있으니 확실히 이전과는 보는 시야가 달라졌다.

 



편한 여행이 하고 싶어요



맘편히 씻고 잘 수 있는 개별 객실, 힘들게 걷거나 버스를 타지 않고 편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우버. 도시간 이동 없이 한 군데에서 요기조기 쑤시고 돌아다니는 게 참 좋았다.

예전에는 20인이 넘는 도미토리에서 잠자고, 야간이동하면서 어떻게 여행다녔던 건지..

나이와 여행 짬밥에 따라 여행 스타일도 달라지는데, 이제는 그렇데 다니라고 해도 못 다닐 거 같다.

이제는 페낭 때처럼 도시 하나에 쭉 머물면서 느리게 하는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언제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P.S.

2019년 1월에 다녀온 여행기를 2020년 7월에 들어서야 마무리를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먹었던 햄버거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따로 포스팅을 했는데, 그 중 버거킹의 '치킨 탄두리버거' 가 말레이시아 버거킹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리그램되었다.

노란 조명 때문에 사진이 예쁘게 안 나와서 그닥 마음에 안 드는 사진인데, 우리나라에는 흔한 반 잘라먹는 버거 사진이 외국에서는 특이한가보다.

괜시리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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