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을 배우고 난 이후로 집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마시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내린 커피는 이상하게도 영 맛이 없어요.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마시면 저렴하고 맛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것저것 기구와 원두를 사느라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맛은 맛대로 잘 모르겠는, 애매한 상황에 처해있어요.

청소와 설거지는 덤이구요.

그러다보니 핸드드립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를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다녀온 곳은 성수동에 위치한 브루잉 세레모니 Brewing Ceremony 라는 카페예요.

브루잉 Brewing 에서 브루 Brew 는 콜드브루 할 때의 브루로, 핸드드립과 같은 의미예요.

브루잉 세레모니는 브루잉, 즉 핸드드립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입니다.

성수동 가죽거리 쪽에 위치해있으며, 2호선 성수연 3번 출구에서 걸어서 3-4분 정도 거리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화요일은 휴무입니다.

간판도 없고, 유리에 작게 Brewing ceremony 라고 쓰여있는 게 전부라서 주소나 지도앱을 잘 확인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워요.



메뉴판은 정말 간단해요.

브루잉 Brewing 이라고 쓰여진 메뉴는 핸드드립 커피이고, 머신 machine 은 일반 카페에서 하는 것처럼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해서 만든 커피인데 그것도 3종류 뿐이에요.

논커피 메뉴는 그레이프프루트 (자몽) , 레몬, 오렌지, 블랙티가 있는데, 정확히 주스인지, 에이드인지, 차 종류인지 모르겠네요.

가격은 5-6천원 수준입니다.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할 경우, 원두는 선택 가능해요.

원두 종류는 총 6종류인데, 각 카드마다 원두의 품종과 생산지, 가공방법, 향미 등이 적혀있어요.

이걸 보고 골라도 되고, 잘 모르겠으면 바리스타님께 물어봐도 됩니다.

잘은 모르지만, 원두들은 꽤나 가격이 비싼 종류들이었어요.



디저트는 화이트 브라우니와 휘낭시에, 2종류 뿐입니다.



바리스타님께 양해를 구하고, 핸드드립하시는 장면을 지켜보았어요.

드리퍼는 도자기로 된 칼리타 Kalita 를 사용하고, 원두는 핸드드립 용보다는 약간 굵게 그라인딩해서 사용하신다고 했어요.

드립을 다 하시고는 잘 추출되었는지, 작은 잔에 따라서 시음을 해보시더라구요.



유리창을 따라서 길쭉한 의자가 놓여져있고, 앞에는 2인용의 작은 테이블들이 놓여져있어요.

좌석이 많지도 않을 뿐더러 의자도 딱딱한 편이라서 단체가 가거나 오랜 시간 있기는 힘든 곳이에요.

딱 커피맛만 즐기도록 만들어놓은 거 같아요.

신기한 건 유리창이었어요.

밖에서는 시커머니 안이 전혀 안 보이는데, 안에서는 바깥이 잘 보이더라구요.



원두는 따로 판매도 합니다.

이 카페에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라고 하네요.



파나마 예니 게이샤 브루잉


저는 브루잉 커피 따뜻한 것을 주문했으며, 가격은 5,000원입니다.

제가 주문한 원두는 파나마 게이샤 Panama Geisha 입니다.

저는 깔끔한 워시드 가공 원두를 선호하는데, 워시드는 이거 밖에 없었어요.




주문할 때 봤던 원두에 관한 정보가 적힌 카드를 같이 줍니다.

앞면에는 원두의 생산지와 품종, 가공방법과 함께 향미가 적혀있고, 뒷면에는 커피 맛에 대한 바리스타의 평가가 적혀있어요.

이 원두는 쇼팽의 발라드 같은 풍미인가봐요.



으응...?



과일향의 풍미가 느껴지면서 부드럽고, 끝맛이 깔끔해요.

워시드 가공방법은 원두의 산미와 밸런스가 좋은게 특징인데, 산미는 그렇게 강하지 않았어요.

입 안에 느껴지는 향미는 과일 같이 상큼한데, 혀로는 그닥 신맛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서 코와 혀가 묘하게 따로 노는 느낌이에요.

쓴맛도 강하지 않고 부들부들하니 식어도 맛있더라구요.



예멘 모카 하이미 브루잉

같이 간 지인은 예멘 모카 하이미 아이스를 주문했는데, 좀 더 진하게 해달라고 추가적으로 부탁을 드렸어요.
가격은 6,000원입니다.


초콜릿 같다


예멘 모카 쪽에서 생산된 원두는 초콜릿 풍미가 특징이라고 어디선가 들었어요.
모카가 커피 분야에서는 초코맛을, 베이킹 분야에서는 커피맛을 의미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하고요.
그래서인지 커피는 신맛이 정말 하나도 없고, 쌉사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강했어요.
설탕을 가미하지 않은 다크 초콜릿이나 카카오닙스 같은 느낌이 나는 커피예요.
한국인들은 신맛이 약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커피를 선호하는데, 이 원두는 무난무난하게 즐기기 좋은 커피 같았어요.







브루잉 세레모니는 정말 커피 맛을 즐기기 위해 가는 카페예요.
자리도 많지 않은 데다 의자도 딱딱하고, 디저트도 몇 종류가 없어서 오래 머물면서 수다떨고 하긴 힘든 곳이거든요.
대신 직접 하나하나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바리스타님이 설명도 잘 해주시고, 중간중간 돌아다니시면서 커피가 맛은 있는지,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기도 했고요.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한번쯤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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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315-27 1층 | 브루잉세레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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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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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쁜카페 잘보고갑니다

    2020.02.19 07: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깔끔하니 너무 좋아하는 분위기네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20.02.19 12: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런데 의자도 딱딱하고, 디저트랄 것도 별로 없어서 오래 있지는 못해요.
      커피를 좋아하고, 핸드드립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께는 좋은 카페예요.

      2020.02.19 12:46 신고 [ ADDR : EDIT/ DEL ]
  3. ㅋ 제 아내가 선경지명이 있는 건가요?
    집에서 커피 내려서 마시고 싶다고 할 때마다 아내는 히티틀러님이 글 초반에 적어두신 이유들로 거절하고 있거든요.
    저도 그냥 브루잉 세레모니 같은 카페를 찾아가야겠네요. ㅋ

    2020.02.20 14: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따로 핸드드립을 배웠는데도 그래요ㅋㅋ
      그라인더랑 핸드드립 세트, 원두 등을 다 사두니까 왠갖 가족들이 툭하면 불러댑니다.
      커피 내려달라구요 ㅠㅠ

      2020.02.20 14:51 신고 [ ADDR : EDIT/ DEL ]